[DA:인터뷰] 이정은 “‘기생충’→‘동백꽃’, 배우로서 천운…부담 이미 시작”

입력 2019-12-05 0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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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이정은 “‘기생충’→‘동백꽃’, 배우로서 천운…부담 이미 시작”

영화 ‘기생충’에서 반전의 키를 쥔 인물로 분하며 관객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 이정은이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다시 한 번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던 이정은이 드라마 종영 이후 기자들과 만나 못 다한 이야기를 꺼냈다.

‘기생충’에서 한 번 대박을 터트리더니,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대박에 걸 맞는 연기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드라마 후반에는 주인공이 정숙(이정은 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정숙이의) 전사를 모두 알고 연기를 한 건 아니었어요. 짐작으로 연기를 했죠. 뭔가를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다는 것만으로도 이야기의 시작을 풀 수 있었어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깜짝 놀랐죠. 그게 퍼즐처럼 맞춰질 때 쾌감은 작가님이 계획하신 것 같아요.”


이정은은 ‘동백꽃 필 무렵’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작품을 할 때, 작가와 감독님이 제안을 해주신 마음도 중요했죠. 근데 저에게도 제가 내 부모님과 형제, 자매 말고 가족처럼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고, 동기를 부여해준 필구와 같은 존재도 있었어요. 이정은이 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정숙이를 통해 전달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죠”라고 설명했다.

그 전에 ‘기생충’이 터졌다. 개봉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과 기대감을 한 몸에 받은 작품이었지만, 그 기대보다 더 많은 흥행을 거두었다. 그 이후 ‘동백꽃 필 무렵’에서 이정은이 등장했을 때 워낙 영화 속 이미지가 강해서 그가 까불이가 아닌지에 대한 의심을 갖게 만들기도 했다.

“배우로서는 다행스러운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은 ‘기생충’ 전에 제안이 들어왔었어요. ‘기생충’에서 제 역할이 뭔지 모르셔서, 사실은 영화 속 이미지가 어떻게 사용될지 몰랐어요. ‘동백꽃 필 무렵’에 스릴러라는 장르가 만들어져서, 저는 오히려 좋은 쪽으로 영향이 발전한 케이스라고 생각했어요.”


“다들 ‘내가 범인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거든요. 좋은 영향이지 않을까 싶어요. ‘기생충’을 안 보셨던 분들은 다시 ‘기생충’을 보시기도 했고요. (이런 부분들이) 배우로서는 천운이죠. 이런 역할을 계속 맡을 수 있는 올해는 운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동백꽃 필 무렵’에서 공효진과 보여준 모녀 케미도 대단했다. 실제로 두 사람의 나이 차는 10살 정도.

“10살 밖에 차이가 안 나니까, 이걸 어떻게 보실까 싶었어요. (딸로 만났던) 한지민 씨 공효진 씨 다 예쁘시잖아요. 아버지 쪽이 괜찮은 인물이겠거니 했죠(웃음). 그 인물을 매혹시킨 건 저니까요. 효진 씨가 워낙 내추럴하게 연기를 하고, 그 자연스러움을 존경 수준으로 좋아해서 톤을 맞추는데 주력했어요. 그게 케미를 만들어준 것 같아서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고요.”

그동안 이정은은 드라마 속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해만 해도 ‘타인은 지옥이다’ ‘동백꽃 필 무렵’ 영화 ‘기생충’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그가 어떤 역할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갖게 만들었다. 그렇게 이정은이라는 배우를 대중들에게 널리 소개한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묻자 “‘오 나의 귀신님’이 대중적인 사랑을 얻었던 작품이 분명해요”라고 답했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만큼, 매번 ‘변신’ ‘변화’에 대한 부담도 함께 동반될 터. 이정은은 “정반대는 없더라고요. 행성을 돌아다니지만, 축은 크게 안 변하잖아요. 그건 어쩌면 이정은을 통해 투영되기 때문에, 다른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못 해낼 때도 있겠지만, 전 ‘포기를 안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올해 벌써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게 된 이정은.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 거는 기대도 있을 것. 이런 상황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이미 부담은 됐어요. 영화 쪽에 계신 분들은 청룡상에 대해 기대감이 높으신 것 같아요. 전 연극 쪽 상이 최고였거든요. 그래서 연극 쪽에서 상을 받았을 때 이 상을 언제 또 받을까 생각도 하게 됐어요. 이미 그때 부담은 시작됐죠. 상이라는 건 다 같은 선상에 있는 것 같더라고요. 다음 역할이 중요할 것 같아요. 상을 잊으려고 부모님 댁에 상을 가져다 놓았어요. 근데 주신다면 받아야죠(웃음).”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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