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델라 인터뷰②] 싱글 ‘네가 있음에’ 뒷이야기 … 함춘호 편

입력 2020-11-23 1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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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열린음악회에서 ‘사랑밖에 난몰라’로 첫 인연
“함춘호쌤은 예원학교 성악과 선배” 모르셨죠?
기타는 비싼 마이크, 노래는 싼 마이크 … 원테이크 녹음의 사연
(인터뷰는 1편에서 이어집니다)




- 함춘호씨와는 작업을 함께 하신 지가 좀 되었죠. 그동안 방송뿐만 아니라 공연무대에서도 함께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두 분의 활동에 대해 말씀을 좀 해주세요.

“저와 함춘호씨는 2013년 KBS 열린음악회 크로스오버 특집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때 심수봉씨의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불렀는데 당시만 해도 성악가가 가요계 기타리스트와 트로트를 부른다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어요. 그렇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엔 망설임이 없었고 무대에서 올리고 싶었어요. 제가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부르겠다고 했을 때 함춘호 쌤도 살짝 놀라시는 눈치였지만 워낙 반주가 훌륭하시자나요. 멋진 기타선율에 맞춰 부른 ‘사랑밖에 난 몰라’는 정말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죠. 이후 크고 작은 무대에서 같이 했는데요. ‘신델라, 함춘호의 드라마틱 콘서트’로 전국에서 초대를 받으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어요. 저희 공연의 프로그램은 클래식부터 가요, 팝송, 깐쪼네 등 다양한 음악이 오로지 기타와 제 목소리로만 꾸며져요. 가끔 저의 선곡에 함춘호 쌤께서는 아직도 깜짝 놀라시긴 하지만 (예를 들면 남진의 ‘님과 함께’, 고복수의 ‘짝사랑’,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조용필의 ‘대전블루스’ 등) 이젠 워낙 저를 잘 아시니까 ‘진짜 이곡 할 거지? 하여튼 (못 말려) … ㅎㅎㅎ” 웃으시며 바로 전주를 쳐주세요. 그리고 저는 그 위에 소리를 얹죠. 함춘호 쌤이 반주해주시면 그 어떤 곡도 자신있게 부를 수 있어요.”


- 제 기억에 1980~1990년대 가요 LP, CD 뒷면을 보면 어김없이 크레딧에 ‘기타 함춘호’란 이름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함춘호가 있는 앨범과 없는 앨범’으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죠. ‘함춘호’란 이름이 보이면 “아, 이 앨범에 참여한 세션들은 일류들이구나”하고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신델라씨는 많은 훌륭한 기타리스트들과 함께 작업을 하셨는데요. 함춘호씨와 함께 하면서 “이래서 이 분이 레전드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일까요.

“대한민국 기타리스트! 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 바로 함춘호 일 거예요. 선생님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실력 못지 않은 젠틀한 인품으로도 유명하시죠. 혹시 그거 아세요? 함춘호 선생님이 제 선배님이세요. 예원학교 선배님이신데 기타과가 아닌 성악과 직속선배세요.”


- 함춘호씨가 성악과였다는 것은 저도 몰랐습니다.

“저희 콘서트가 토크콘서트 형식이라 노래 중간 중간 관객과 얘기를 나누는데요. 콘서트 중간에 관객에게 ‘함춘호 선생님이 예원 성악과 선배님’이라고 제가 터트렸거든요. 관객들 놀라는 반응은 안 보셔도 아시겠죠?(웃음) 저 때문에 함춘호 쌤이 예원 성악과 출신이란 것도 이젠 많은 분들이 아시게 됐는데요. 아무래도 노래를 배우셨던 분이다보니 싱어의 호흡을 정말 잘 읽으세요.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그대로 표현해주시죠. 사실 기타 하나에만 의지해서 노래를 한다는 건 참 어려운 거예요. 노래가 잘 안되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도 반주에 숨을 수 있는 곳이 없자나요. 그런데 함춘호 쌤과 공연하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요. 제가 컨디션이 좋을 때는 제 노래가 더 돋보이게 반주해주시고, 제가 좀 힘들 때는 커버해주는 반주를 해주세요. 이게 바로 레전드의 위엄 아닐까요?”



- 함춘호씨와의 녹음은 한번에, ‘원테이크’로 진행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더 녹음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원테이크로 녹음한 이유가 있을까요?

“원래 원테이크로 동시녹음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우선 선생님 녹음을 뜨고 그 위에 제 보컬을 얹는 일반적인 녹음방식으로 하려고 했죠. 하지만 세션들이 메트로놈에 맞춰 음악을 녹음하듯 그렇게 녹음할 수는 당연히 없었죠. 왜냐면 이미 우리는 라이브를 함께 워낙 많이 했자나요. 늘 하듯 우리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녹음을 하고 싶었죠. 먼저 기타 녹음을 받아야 하니까 선생님은 녹음실 부스에 들어가셔서 녹음을 하고 저는 밖에서 노래를 불러드렸어요. 제 호흡과 목소리에 맞춰 그대로 연주를 해주셨죠. 그렇게 원테이크로 동시녹음을 하게 된 거예요. 선생님은 녹음실 부스의 비싼 마이크로, 저는 프로듀서, 엔지니어와 부스 밖에서 가이드 뜰 때 쓰는 싼 마이크로(웃음). 보고 있던 스태프 분들은 저희의 물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운 호흡에 모두들 감탄했죠. 선생님 녹음이 끝나고 이번엔 제가 녹음실로 들어가 만족스럽게 잘 마쳤어요. 그리고 며칠 후 녹음본이 나왔는데 이상하게 가이드처럼 떴던, 선생님과 같이 노래를 불렀던 그 음원이 더 자연스럽고 좋은 거예요. 물론 살짝 잡음이 있고 좋은 마이크도 아니기에 매끄러운 면은 부족했지만 그 모든 걸 뛰어넘는 케미라고 할까요? 음악의 자연스러움이 굉장한 매력으로 우리를 끌어 당긴거죠.”


- 둘 중 하나를 놓고 고민이 많으셨겠네요(웃음).

“엄청 갈등했어요. 녹음실 부스에서 비싼 마이크로 불러 완전 빛깔 좋은 도자기처럼 잘 빚어진 음원을 선택할지, 아니면 선생님 반주 녹음을 위해 가이드 녹음 때 쓰는 싼 마이크로 부른 음원을 선택할지. 선생님은 ‘무조건 후자’라고 말씀하셨고 프로듀서 감독님도, 저도 잘 빚어진 음악적 테크닉이 아닌 감성을 선택하게 됐죠. 그 결과물이 바로 이번 앨범에 실린 솔로버전 ‘네가있음에’예요. 이건 아마 저와 선생님이 오랫동안 함께 한 호흡의 힘이겠죠? 마치 인생의 오랜 연륜같은.”


- 가사를 직접 쓰셨는데요. 이 곡은 작사와 작곡 중 어느 쪽이 먼저였나요.

“작곡은 김연아의 ‘오마쥬 투 코리아’를 작곡하신 지평권 감독님께서 하셨어요. 음악계에선 OST의 거장으로 불리는 분이신데 제가 감독님과 MBC ‘여왕의 교실’, ‘구암허준’, 넷플릭스 드라마 ‘나홀로 그대’ 그리고 한류 OST 콘서트, UN 학술대회 콘서트 등을 같이 작업했었어요. 코로나가 터져 모든 공연이 스톱되었을 때 감독님 작업실에 오랜만에 얼굴 뵈러 갔었는데요. 클래시컬하면서도 대중적인 사랑 노래 한곡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그 자리에서 감독님이 뚝딱 만들어주셨어요. 그리고 바로 또 그 자리에서 제가 가이드 녹음을 뜨고, 다음날 제가 가사 쓰고 감독님께 보내드리면서 ‘네가 있음에’가 탄생하게 된 거죠.”


- 뭔가 드라마틱한 탄생비화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감독님과 예전에 작업했던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나온 ‘AMORE MIO’란 곡도 이 드라마가 제작되기 전에 감독님과 작업실에서 흥얼흥얼 하면서 곡이 나왔고, 거기에 제가 이탈리아 말로 직접 가사를 썼던 곡이었어요. 그리고 이후 ‘여왕의 교실’ 메인테마로 들어가게 된 거죠. 지평권 감독님과는 워낙 오랫동안 작업을 해서 서로의 음악적 색채를 너무 잘 알아요. 그래서 감독님과의 음악작업은 그냥 무조건 믿고 갑니다.”




- 이제 연말이네요. 연말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공연무대 특히 금융권과 기업공연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저 혼자 부르는 무대, 델라벨라 클래식밴드와 함께하는 제 단독공연 ‘신델라의 with you’, 서울대 남성 성악가 후배들과 함께하는 ‘신델라와 델라벨라싱어즈’ 공연. 얼마 전 제가 유튜브 채널 델라벨라tv에서 ‘신델라의 크로스오버’를 열었는데 거긴 또 어쿠스틱 악기로 조합된 델라벨라 어쿠스틱 밴드가 함께 하거든요. 어쿠스틱 밴드와 함께하는 ‘salone de music’이란 살롱콘서트도 제 공연의 콘텐츠 중 하나로 진행하고 있어 연말까지 일정이 꽉 찼어요. 기업 공연을 많이 하다보니 오픈된 무대보다는 프라이빗 공연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 연말 12월 19, 20, 24, 25일은 스타필드 크리스마스 공연으로 4회 오픈 공연을 해요. 2017년, 2019년에 이어 올해 또 초대되어 델라벨라 밴드와 싱어즈가 총 출동하는 유쾌한 공연인데요. 혹시 시간되신다면 크리스마스 때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스타필드에 오셔서 쇼핑도 하시고, 서로 선물도 주시고, 맛있는 식사도 하시고, 제 공연 ‘신델라와 친구들’ 공연도 보시면서 즐거운 연말을 보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당연히 저의 채널은 12월에도 겨울에 관련된 음악들로 업로드될 예정이구요.”


- 이제 인터뷰를 마쳐야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세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많은 분들에게 이 노래가 큰 위로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노래 가사처럼 삶에 지쳐 잠시 잊고 있던 웃음과 설렘을 찾아주는 따뜻한 노래로 많은 분들께 오랫동안 사랑받길 소망해 봅니다. 그리고 늘 행복하세요!”

양형모 기자 hmyang03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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