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잇달아 준비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 졌다. SK텔레콤은 최근 AI 기기 ‘누구’ 10만대 판매 돌파 성과를 이뤄냈다. 사진제공|SK텔레콤
신제품과 서비스 확장 등 AI 스피커 경쟁도
국내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스피커와 셋톱박스형 기기들이 등장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준비하면서 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네이버는 AI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네이버-클로바’ 베타 테스트 버전을 최근 내놨다. 네이버와 라인이 공동 개발한 AI 플랫폼 ‘클로바’의 기술을 적용했다. 지식 정보 검색이나 음악 추천은 물론 통·번역, 영어회화, 감성 대화 등이 가능한 AI 비서를 표방한다. 무엇보다 스피커 등의 디바이스나 운영체제(OS)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이다.
국내 최대 IT기업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이달 1일 ‘갤럭시S8’에 ‘빅스비 보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음성으로 갤러리와 메시지, 설정, 연락처, 전화, 카메라 등의 앱과 기능을 동작시킬 수 있다. 또 ‘빅스비 실험실’을 이용해 삼성페이 등 삼성 앱은 물론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의 앱도 미리 사용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영어를 시작으로 중국어, 스페인어 등 지속적으로 지원 언어와 앱을 확대할 방침이다.
AI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한 카카오도 음성인식 기반 AI 앱을 준비 중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카카오의 본질”이라며 “7월 경 음성으로 동작하는 AI 앱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내놓은 ‘에코’란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 IT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AI 스피커에 대한 도전도 뜨겁다. 지난해 국내 최초의 AI 기기(스피커) ‘누구’를 내놓은 SK텔레콤과 IPTV 셋톱박스형 제품 ‘기가지니’로 맞불을 놓은 KT는 서비스 확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음악감상과 홈 사물인터넷(IoT), 날씨 등 정보 제공에서 벗어나 뉴스와 음식배달, 쇼핑 등으로 빠르게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그 결과 ‘누구’는 최근 10만대 판매를 돌파했으며, 사용자들이 ‘누구’와 나눈 대화도 1억건을 돌파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KT도 기프티쇼 검색 추가 등을 통해 유통 등의 영역으로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도 스피커형 제품을 준비하면서 참전을 서두르고 있다. 네이버는 클로바가 적용된 AI 스피커 ‘웨이브’를 올 여름 선보일 예정이며, 카카오도 3분기 경 스피커형 AI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