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사이에 쉼을 넣다, 레고랜드 열린관광지의 변화

[스포츠동아 ｜ 양형모 기자] 레고랜드에 들어서는 순간, 안내는 더 똑똑해지고 쉼은 더 조용해졌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가 장애인과 이동약자를 위한 ‘열린관광지’ 조성을 본격화하며 국내 테마파크 최초의 시도를 선보였다. 12월 12일 열린 ‘배리어 프리! 모두에게 열린 레고랜드’ 설명회에서다.

레고랜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25 열린관광지 조성 사업’에 최종 선정돼 1년간 장애인 접근성과 이용 편의 전반을 손봤다. 2022년 개장 당시부터 접근성 인프라를 구축해왔고 2024년 공인자폐센터 인증을 받은 점도 이번 선정에 힘을 보탰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내 자폐성·발달 장애인과 가족 120여 명이 초청됐다. 참석자들은 윈터 시즌 크리스마스 공연을 관람한 뒤 새롭게 도입된 시설과 콘텐츠를 직접 체험했다.

가장 눈길을 끈 공간은 레고랜드 시티 구역 베이비케어 센터에 마련된 ‘정서적 쉼터’다. 감각 자극에 취약한 방문객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으로, 국내 테마파크 가운데 처음 도입됐다. 인피니티 라이팅과 버블 튜브, 광섬유 커튼, 깊은 바다 콘셉트의 레고 조형물이 배치돼 정서적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예기치 않은 발작성 행동이나 과도한 자극으로 휴식이 필요한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AI 음성 대화 기능을 갖춘 스마트 가이드 ‘MC 올리’도 처음 공개됐다. 인형 형태의 이 가이드는 레고랜드 직원인 ‘모델 시티즌’과 마스코트 ‘올리’의 이름을 결합해 탄생했다. 춘천 지역 테크기업 아이오테드와 협업해 개발됐으며,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파크 동선 안내, 레고 작품 설명, 편의시설 위치 등을 일상 대화처럼 안내한다. 장애인과 아동, 고령 방문객의 이용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다.

이와 함께 자동문 설치 확대, 무장애 보행로 정비, 촉지·음성 통합 안내판 개선, 가족 화장실 자동 출입문 설치, 레고랜드 호텔 장애인 객실 도어클로저 설치 등 실질적인 이용 편의 시설도 추가됐다.

행사에 참석한 강원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관계자는 “열린관광지는 외출을 준비할 때 자주 찾아보는 기준”이라며 “정서적 쉼터는 활용도가 높아 보였고, 이런 시설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운영 총괄 박은동 실장은 “열린관광지 조성은 시설을 만드는 데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실제 이용 과정에서의 안전과 편안함을 점검하는 과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고객 의견을 반영해 누구나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는 파크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레고랜드는 향후에도 시설과 서비스, 콘텐츠 전반에 걸쳐 접근성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