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형우·3아섭·2동엽’ 시작된 신임감독의 시간, 감지되는 변화

입력 2020-02-24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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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롯데 손아섭-삼성 김동엽(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단장의 시간이 지나 감독의 시간이 왔다. 반환점을 돈 스프링캠프는 이제 연습경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아직 초반이지만 네 명의 신임감독들은 라인업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KIA 타이거즈에서 감지된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캠프를 진행 중인 KIA는 24일(한국시간)까지 다섯 차례 연습경기를 소화했다. 3~4번 타순이 흥미로운데, ‘붙박이 4번타자’ 최형우는 출장한 2경기에 모두 3번타자로 나섰다. 나주환이 2경기, 박진두가 1경기를 3번으로 소화했고 4번타순은 나지완, 박진두(각 2경기), 한준수(1경기)가 맡았다. 주전급이 총출동한 23일 포트라더데일과 경기에서는 최형우~나지완순으로 타순이 짜였다.

최형우는 지난해 555타석 중 4번타순으로 552타석을 소화했다. 최근 3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전체 1793타석의 85.3%인 1529타석에 4번타자로 나섰다. 찬스에 강한 최형우가 3번으로 이동한다면 테이블세터의 초반 득점 확률이 높아진다. 여기에 출루율이 높은 나지완이 4번을 맡는다면 프레스턴 터커의 중장거리 타격 능력까지 극대화된다. 맷 윌리엄스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4경기 중 3경기에서 ‘2번타자 김동엽’ 카드를 꺼냈다. 통산 출루율이 0.306으로 높지 않은 김동엽에게 중책을 맡긴 건 ‘강한 2번론’에 근거한다. 리드오프 박해민의 출루와 김동엽의 중장거리 타구 생산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3번타자 손아섭’ 카드를 고민 중이다. 데뷔 초 붙박이 3번타자였던 손아섭은 지난 5년간 1~2번타순에서 2087타석(전체 68.4%)을 소화했다. 해결보다는 출루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손아섭의 클러치 능력을 썩히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롯데에는 안치홍, 전준우, 민병헌 등 테이블세터 역할을 해낼 자원이 많기에 손아섭은 3번에 주로 배치되고 있다.

반대로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팀이 가장 좋았을 때의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서건창~김하성~이정후~박병호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의 힘을 믿고 있다.

아직 캠프 초반. 이러한 변화가 정규시즌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유의미한 실험의 단계임은 분명하다. 신임 사령탑의 색채가 얼마나 입혀지는지 여부는 스프링캠프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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