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후 벌써 3주…봄 방학 주는 구단들, 선수 일과는 그대로

입력 2020-04-02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5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위즈의 청백전 경기가 열렸다. 청백전 종료 후 선수들이 모여 코치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KBO리그 개막을 연거푸 미루고 있다. 야구가 사라진 봄. 하릴없이 몸만 만들며 지친 선수들에게 구단이 ‘봄 방학’을 선사하는 분위기다.

KBO는 3월 31일 실행위원회(단장 모임)를 개최해 개막을 한 차례 더 연기했다. 당초 3월 28일 개막이었지만 현실적으로 4월 내 개막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 지친 선수들이여, 사나흘이라도 쉬어라

구단들의 셈법도 달라졌다. KT 위즈는 선수단에게 곧장 짧은 휴가를 부여하기로 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돌아온 뒤 줄곧 ‘3일 훈련 후 하루 휴식’ 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사흘간 훈련한 뒤 내리 사흘을 쉰다. 당초 4,5일에는 청백전이 예정됐으나 이를 휴식으로 대체한 것이다. 실행위원회 결정 직후 내려진 조치다. 이강철 감독은 1일 “개막 임박해서 쉬면 부담이 된다. 타이밍을 보고 있었는데 개막이 연기된 지금이 적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봄 방학’이다. 가장 먼저 휴식을 준 팀은 KIA 타이거즈다. 맷 윌리엄스 신임감독은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휴식을 줬다.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부터 강행군을 이어온 선수들을 배려한 것이다. 당시 4월 20일 후 개막이 예고된 상황이었는데 몸을 만드는 데 시간이 부족하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낯선 봄 방학은 아직 실전 모드에 돌입할 필요가 없다는 명분에 지친 선수단에게 당근을 주려는 의도가 더해진 결과다. 청백전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지만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청백전을 6이닝 안팎으로 꾸준히 진행 중인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벌써부터 9이닝 정식 경기를 하면 선수들이 지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반가운 봄 방학, 일과는 ‘방콕’

물론 갑작스런 봄 방학에도 선수들의 일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10개 구단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집돌이’ 생활을 하는 중이다. 팀 훈련 때를 제외하면 산책 한 번 나가기도 조심스러워하는 입장이다. 서울 한강공원에 점차 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KBO리그 선수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청정지역’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

자연히 집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를 만들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활용해 드라마와 영화 ‘정주행’에 빠진 선수들이 즐비하며, 젊은 선수들은 비디오게임을 즐기며 고민을 잊는다. KT 박세진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이태원클라쓰’를 몰아봤다”고 밝혔으며, 팀 동료 배제성은 “침대에 누워있거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을 하는 게 전부다. 야구게임은 안 한다. 집에서까지 야구를 하고 싶진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