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서울 SK의 심상치 않은 초반 기세

입력 2021-10-12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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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L

서울 SK 전희철 감독(48)은 11일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홈 개막전 4쿼터 도중 작전타임을 요구한 뒤 벤치에 앉은 선수들을 한참 바라봤다. SK가 1쿼터 시작 직후부터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고, 10점차 내외의 리드를 지키던 상황이었지만 전 감독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선수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 감독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선수들은 베테랑 가드 김선형을 중심으로 몇 마디를 나눈 뒤 코트 안으로 들어섰다. 이후 SK는 다시 격차를 벌리며 83-73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개막 2연승.


전 감독이 별다른 말은 안했지만 선수들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듯했다. 전 감독은 지난여름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수들에게 확실한 메시지 하나를 전달했다. 팀 특유의 스피드와 화려한 플레이를 살리면서도 좀더 끈끈한 모습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팀 이미지의 개선을 주문했다. 취임 후 각종 인터뷰를 통해서도 전 감독은 “우리 팀에 굳어진 이미지가 있다는 걸 다 안다. 그걸 벗어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가장 시경을 쓰면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고 늘 강조했다.


SK는 지난달 KBL 컵대회부터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컵대회에선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농구로 우승을 차지했다. 코트에 서는 5명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덕분에 지난 시즌 공간활용에 애를 먹으며 부진했던 외국인선수 자밀 워니도 살아났다. 여세를 몰아 정규리그 개막 후에도 2연승을 챙기며 쾌조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서울 SK 허일영. 사진제공 | KBL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SK에 합류한 장신 슈터 허일영 영입효과도 누리고 있지만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최부경 등 핵심선수들이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경기력으로 SK의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전 감독은 이런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코트 위에서만큼은 크게 앞서든 뒤지든 느슨해진 모습이 나오는 것을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단기간에 확실하게 개선된다면 바랄 게 없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오랜 코치 생활을 통해 간파하고 있다. 삼성전 4쿼터에 무언의 작전타임을 이어간 이유다.


개막 후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SK의 변화된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농구전문가들이 많다. 아울러 새 시즌 SK의 확실한 반등을 예상하는 시각도 늘어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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