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강동원이 제대로 말아주는 복합장르의 치명적 매력 [리뷰]

입력 2023-09-2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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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 ENM 

오컬트, 판타지, 액션, 코미디 등 모든 장르의 매력을 한 영화에 담았다. 복합장르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 올 추석 연휴에 각양각색의 관객들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킬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김성식 감독, 외유내강 제작)이다.

27일 개봉하는 영화는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귀신을 보는 의뢰인 유경(이솜)으로부터 사건을 의뢰 받고 인간의 몸을 옮겨 다니며 영력을 사냥하는 악귀 범천(허준호)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기존의 퇴마를 소재로 한 대부분 작품들이 섬뜩한 호러 장르로 이야기를 풀어냈던 것과 달리 영화는 현대적인 설정과 경쾌한 톤으로 참신한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제공|CJ ENM 



●강동원이 돌아왔다

강동원이 연기하는 천박사는 언뜻 보면 2015년 개봉한 영화로 544만 관객을 모은 ‘검은 사제들’에서 연기한 구마사제 캐릭터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상대방의 생각을 꿰뚫어 보는 신통방통한 통찰력을 무기로 신빨 대신 말빨로 의뢰인을 홀리는 것은 물론 검을 휘두르며 온몸으로 악귀와 맞서는 모습은 기존 퇴마 소재 영화 속 주인공과는 사뭇 다르다. 능청스러운 언변을 더욱 매력적으로 살리는 특유의 리듬감과 온몸의 베여 있는 여유도 캐릭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이동휘, 김종수 등 천박사의 든든한 파트너를 연기한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 역시 돋보인다. 이동휘는 늘 투덜거리면서도 맡은 바 역할을 다 해내는 장비 담당 파트너 인배 역을 맡아 영화의 코미디 대부분을 담당하고 천박사를 어린 시절 지켜봐 온 골동품점 주인 황사장을 연기하는 김종수는 겉으로는 못마땅하면서도 누구보다 천박사를 아끼고 걱정하는 든든한 지원군 캐릭터의 연기를 인간미 넘치게 소화한다.

사진제공|CJ ENM 



●복합장르의 매력

영화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내세워 가벼운 코미디의 경쾌한 톤으로 시작하지만, 무시무시한 악귀 범천에 얽힌 비밀과 범천을 막을 수 있는 설경의 비밀을 쫓는 과정만큼은 긴장감 넘치게 풀어내며 미스터리극을 보는 듯 한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 후반부 설경을 이용해 악귀를 퇴치하는 장면에서는 SF나 판타지 영화를 뺨칠 정도의 볼거리와 스케일을 자랑한다.

이중 가장 관객의 시선을 잡아끄는 부분은 액션이다. 악귀와 맞설 수 있는 독특한 검인 ‘칠성검’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천박사의 속도감 넘치는 액션이다. 큰 키, 길쭉길쭉한 팔 다리 등 강동원의 신체적 특징과도 잘 어울린다. 천박사 뿐만 아니라 범천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액션 등 캐릭터가 지닌 특성과 장기를 살린 아이코닉한 액션이 맞붙을 때의 시너지도 상당하다.

CJ ENM 제공



●카메오의 힘

카메오들도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극 초반에는 영화 ‘기생충’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이정은과 박명훈이 부부로 등장해 웃음을 자아낸다. 이들이 살고 있는 집도 ‘기생충’에서 등장한 대저택과 굉장히 유사해 더욱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박명훈은 ‘기생충’ 속 명대사인 “리스펙트!”를 외치며 관객의 폭소를 자아낸다.

이번 여름 영화 ‘밀수’에서 그야말로 미친 연기력을 보여줬던 박정민은 선녀신을 모시는 영험한 무당으로 등장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보인다. 짙은 아이라인에 화려한 의상, 귀에 착착 달라붙는 대사까지 주연배우 못지않은 역할을 해내며 그가 왜 믿고 보는 배우라 불리는지를 증명해 보인다. 또한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가 그가 모시는 선녀신 역으로 깜짝 등장해 신스틸러 역할을 제대로 한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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