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원 막고 한유섬 퍼붓고…SSG가 1년 서둘러 붙잡아둔 이유

입력 2023-09-20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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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문승원(왼쪽)·한유섬. 스포츠동아DB

SSG 랜더스는 2021시즌을 마친 뒤 주력 선수 3명과 비(非)프리에이전트(FA) 다년계약을 맺었다. FA 자격을 얻지 않은 선수가 다년계약을 한 KBO리그 최초의 사례였다. SSG는 투수 문승원(34), 박종훈(32)과 외야수 한유섬(34)을 최초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이들 3명 모두 FA 자격 취득을 1년 앞두고 있었지만, SSG가 보낸 강한 신뢰에 잔류를 택했다.

SSG가 이들을 일찍 붙잡은 이유는 분명했다. 박종훈은 계약 이전 5년 동안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시즌이 3차례(2017·2018·2020년)였고, 문승원은 2017년부터 4시즌 동안 평균 150이닝을 너끈히 소화한 선발투수였다. 한유섬은 두 자릿수 홈런은 물론 최정과 더불어 팀 타선에서 100타점 안팎을 칠 수 있는 강타자였다.

SSG가 이들에게 갖는 신뢰는 무척 강하다. 박종훈, 문승원이 다년계약을 한 시점은 나란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재활훈련에 매진하고 있을 때였다. 한유섬은 지난해 주장과 4번타자 중책을 동시에 맡았다. 그럼에도 135경기에서 타율 0.264, OPS(출루율+장타율) 0.850, 21홈런, 100타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올 시즌 이들을 향한 기대감은 여느 때와는 또 달랐다. 박종훈, 문승원에게는 부상 이후 온전히 맞은 첫 시즌이었고, 한유섬은 지난해에 이어 2시즌 연속 주장을 맡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3명 모두 기대를 밑돌았다. 그 중 부진이 장기화된 박종훈은 17경기에서 2승6패, 평균자책점(ERA) 6.08에 그쳤고, 한유섬도 89경기에서 타율 0.246, OPS 0.668, 5홈런, 37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래도 SSG가 월간 승률 5할을 꾸준히 웃돈 6월까지는 이들이 부진해도 메워줄 힘이 있으니 부진이 덜 도드라졌다. 하지만 7월부터 SSG가 내리막을 걷자, 좀더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기둥이 탄탄하지 않으니 팀도 계속 버티는 데 한계를 맞았다. 마운드에선 불펜이 선발 몫까지 메우다 지쳤고, 무게감이 떨어진 타선은 잇단 저득점에 힘겨워했다.

SSG는 지금 위태로운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은 고무적 경기였다. 문승원은 8이닝 3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한유섬은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에 남은 시즌 불펜에서 힘을 보태기로 한 박종훈이 노경은, 고효준 등 지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SSG로선 숨통이 트일 수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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