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저런 포효를!” 윤지수 보며 끓어오른 나균안, 태극마크 무게 절감 [스토리 베이스볼]

입력 2023-09-27 18:5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나균안. 스포츠동아DB

“끓어오르더라고요.”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투수 나균안(25·롯데 자이언츠)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 단 태극마크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나균안은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대표팀의 마지막 국내훈련을 앞두고 “태극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입으니 (국가대표가 됐다는) 실감이 나더라”며 “이제 대회가 눈앞으로 다가온 데다 어제(26일) 대회 대비 연습경기까지 치르면서 내 마음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고척돔에서 치러진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습경기가 끝난 뒤에는 마음가짐이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가 있었다. 나균안은 이날 항저우전자대학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펜싱 여자 사브르 결승에서 중국의 사오야치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윤지수(30·서울특별시청)를 보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나균안은 “윤지수 선수가 금메달을 멋지게 따내는 모습을 보니 울컥하더라”며 “윤지수 선수의 포효를 보면서 가슴속의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나도 어서 항저우로 가 저런 포효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윤지수는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고독한 황태자’로 불린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62)의 딸이다. 윤 위원은 1986년부터 12시즌 동안 개인통산 117승94패10세이브, 평균자책점(ERA) 3.33으로 활약한 KBO리그와 롯데의 전설이다. 윤 위원을 상징하는 ‘개인통산 100완투’는 지금껏 깨지지 않는 대기록이다.

스포츠동아DB


윤지수를 통해 다시 한번 전의를 불태운 나균안은 롯데에서도 그의 아버지인 윤 위원의 후배로서 그가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투수 전향 4년차인 올 시즌 개막 첫 달에는 5경기에 선발등판해 4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34로 생애 첫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시즌 22경기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경기를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장식할 만큼 롯데의 확실한 선발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여러 후배들의 롤모델이 된 나균안은 이제 대표팀에서도 ‘믿을맨’으로 거듭날 준비가 돼 있다.

목표는 단연 금메달이다. 가족과 동료들의 응원은 나균안을 더욱 굳건히 만드는 큰 힘이다. 나균안은 “가족 모두 (대표팀 선발 소식에) 정말 기뻐하셨다. 하지만 혹여나 내가 부담을 가질까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다. 그래도 마음속 깊이 응원해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며 “대표팀 소집될 때는 동료들도 ‘무조건 금메달 따 오라’면서 ‘우선 대표팀 유니폼 입은 사진부터 찍어 보내라’고 좋아해줬다(웃음). 선배들도 ‘(금메달을 따면) 선물은 사오지 않아도 된다’며 장난치면서 응원해줘서 정말 고마웠다”며 웃었다.

고척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