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양궁이 또 한번 저력을 뽐냈다. 4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펼쳐진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혼성전 결승에서 이우석(왼쪽)-임시현이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트 점수 6-0의 완벽한 승리였다. 항저우(중국) | 뉴시스
남녀양궁리커브대표팀 이우석(26·코오롱)-임시현(20·한국체대)은 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펼쳐진 대회 양궁 혼성전 결승에서 일본의 후루카와 다카하루-노다 사쓰키를 세트 점수 6-0(38-37 37-35 39-35)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종목이 처음 도입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 8강전에서 몽골에 덜미를 잡혀 입상에 실패했던 한국양궁은 이로써 아시안게임 사상 첫 혼성전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퍼펙트게임이었다. 1세트부터 치고 나갔다. 10점과 9점을 각각 2개씩 꽂으며 38-37로 이겨 기선을 제압했다. 세트 점수 2-0으로 앞선 이우석-임시현은 2세트에도 2개의 화살을 10점에 명중시킨 끝에 격차를 4-0으로 벌렸다. 3세트도 한국이 주도했다. 태극궁사들이 3차례 10점 과녁을 뚫자 일본은 전의를 상실했다.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수확한 임시현은 대회 3관왕을 향한 경쾌한 걸음을 내디뎠다. 이미 여자개인전 결승에 오른 가운데 안산(22·광주여대), 최미선(27·광주은행)과 함께 출전할 여자단체전에선 8강에 진출한 상태다. 이우석도 한풀이에 성공했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서 남자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씻어낸 그는 남자단체전에서 2번째 금메달을 노리게 됐다.
타지키스탄과 16강전을 무사히 통과한 뒤 8강전에선 2020도쿄올림픽 당시 우리 대표팀을 지휘했던 박채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의 응우옌 두이-도티 안 응우옛을 세트 점수 6-0으로 일축한 이우석-임시현은 리아우 살사빌라-디아난다 초이루니사(인도네시아)와 준결승에서도 세트 점수 6-2로 승리해 결승행에 성공했다.
이날 앞서 벌어진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에서도 값진 메달이 나왔다. 주재훈(31·한국수력원자력)-소채원(26·현대모비스)은 결승에서 오야스 프라빈 데오탈레-조티 수레카 벤남(인도)에게 158-159로 석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성전이 도입된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 이어 이 종목 2회 연속 은메달이자, 이번 대회 한국양궁의 첫 메달이었다.
특히 양궁 동호인 출신의 주재훈은 생애 처음 도전한 아시안게임에서 입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청원경찰이 본업인 그는 휴직까지 감수하며 열정을 다한 결과, 의미 있는 결실을 얻었다. 2회 연속 혼성전 은메달리스트가 된 소채원은 이미 결승 진출에 성공한 여자개인전(7일)과 5일 진행될 단체전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