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를 접수한 ‘에이스 DNA’ 이강인, ‘질주 본능’ 김민재…잠자던 한국축구를 깨우다 [사커토픽]

입력 2023-10-15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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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창과 방패가 위기의 ‘클린스만호’를 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친선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모처럼 화끈한 ‘공격축구’ 약속을 지키며 안방 첫 승을 신고한 클린스만호는 지난달 영국 뉴캐슬에서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에 이어 첫 연승까지 챙겼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 수 아래의 베트남과 10월 2번째 A매치를 치르는 만큼 3연승도 가능해 보인다.

‘골든보이’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과 임시 주장을 맡은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가 특히 눈부셨다.

후반 45분 문선민(31·전북 현대)과 교체될 때까지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한 이강인은 이날 대표팀 공격의 중심이었다. 프리롤(특정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역할)에 가까운 섀도 공격수로 나선 그는 2선 중앙과 측면을 적극적으로 오가며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15번째 A매치에 출전한 유럽 빅리거가 움직일 때마다 튀니지는 2~3명씩 달려들어 대응했고, 단단해 보이던 파이브(5)백에도 서서히 균열이 일었다. 그러자 해결사 본능도 번뜩였다. 중앙보다 측면에 무게를 실은 후반전은 ‘원맨쇼’였다. 후반 10분 왼발 프리킥으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한 이강인은 2분 뒤 상대 문전 한복판에서 절묘한 터닝슛으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22분 스코어 3-0을 만든 상대 자책골에도 기여했다. 세트피스 전담 키커 이강인이 날카로운 오른발 코너킥을 띄우자, 공격에 가담한 김민재가 껑충 뛰어올라 헤더 슛을 시도한 것이 튀니지 수비수를 맞고 골로 이어졌다.

김민재. 스포츠동아DB


경기 전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을 하고 있다. 항상 출전시간에 목이 마르다. 대표팀이 도울 것”이라며 중용을 약속한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이 최상의 결과로 돌아온 것이다. “대표팀에선 항상 최선을 다해 승리를 돕고 싶다. 항상 승리에 가까운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던 이강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도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함께 한 팀원들과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김민재도 펄펄 날았다. 사타구니 부상을 입은 손흥민(31·토트넘)을 대신해 임시 주장으로 나선 그는 압도적 움직임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나폴리)에 이어 올 시즌에는 독일 분데스리가를 접수한 중앙수비수는 정확한 위치 선정과 클리어링, 우수한 피지컬을 앞세운 몸싸움과 제공권 다툼 등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공격가담도 인상적이었다. 세트피스 경합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음에도 정확한 타점의 헤더로 자책골을 유도했을 뿐 아니라 과감한 전진과 날카로운 볼 배급으로 빌드업의 시발점이 됐다. “공격 시에도 수비조직을 잘 갖추면 불안하지 않다”는 클린스만 감독의 메시지를 120% 실행에 옮긴 김민재는 “(주장 완장의) 부담은 없었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수비 밸런스를 신경 쓰고 있다. 골에 기여한 것보다 무실점이 더 좋다”며 기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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