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와일드카드 결정전’ 치르는 두산, 2021년의 기적 재현할 수 있을까?

입력 2023-10-17 1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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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은 뒤 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로 복귀한다. 그러나 올해는 지금까지 가을야구를 했던 위치와 조금 다르다. 5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까닭에 홈 어드밴티지 없이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두산은 2021년 정규시즌 4위를 찍은 뒤 WC 결정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까지 올라간 경험이 있다. 당시 WC 결정전에선 정규시즌 5위 키움 히어로즈에 1차전을 내준 뒤 2차전을 잡아 살아남았다. 올해는 홈 어드밴티지 없이 1, 2차전을 모두 이겨야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무대를 밟을 수 있는 불리한 위치다. 2015년 WC 결정전이 처음 도입된 뒤 정규시즌 5위가 준PO에 오른 사례는 전무하다. WC 결정전이 2차전까지 이어진 사례도 2016년(LG 트윈스-KIA 타이거즈)과 2021년뿐이다.

그러나 두산은 단기전에 강한 DNA를 지닌 팀이다. 올 시즌 두산의 가을야구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 3차례(2015·2020·2021년)나 준PO, WC 결정전부터 시작해 KS 무대를 밟는 기적을 썼다. 2015년에는 준PO부터 출발해 KS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정수빈, 허경민, 김재호, 양의지, 김재환 등 베테랑 선수들은 그 기적을 썼던 주역들이다. 단기전에서 두산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그래서다.

끝까지 노려봤던 3위는 아쉽게 놓쳤지만, 19일 WC 결정 1차전을 준비할 시간은 있다. 13일 잠실 KIA전, 14일 잠실 LG전에 각각 선발등판했던 곽빈과 브랜든 와델이 정상적인 등판간격을 유지한 가운데 WC 결정전에 나설 수 있는 것도 든든하다. 이 감독은 일찌감치 WC 결정 1차전 선발투수로 곽빈을 예고한 상태다. 곽빈과 브랜든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와 더불어 두산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다. 3위를 차지해 준PO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강력한 선발투수들을 WC 결정전에 내세울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단기전에서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물러설 곳은 없다. 2년만의 가을야구가 단 1경기 만에 끝날 수도 있고, 기적을 쓰며 더 높은 곳까지 오를 수도 있다. 일단 WC 결정전만 통과하면, 준PO부터는 최소 3경기가 보장되는 만큼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정규시즌에도 승부처마다 과감한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했던 두산의 뚝심이 WC 결정전에서도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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