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공수 맹활약 LG 박해민…‘4년 60억원’ FA 계약은 최고의 선택!

입력 2023-11-15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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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가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우승한 뒤 최우수선수(MVP)는 주장 오지환(33)에게 돌아갔다. 염경엽 감독(55)이 자체 선정한 MVP는 포수 박동원(33)과 투수 유영찬(26)이었다. 이들 못지않게 KS 우승에 일조한 이는 중견수 박해민(33)이다.

박해민은 KT 위즈와 KS 5경기에서 타율 0.389(18타수 7안타), 2타점, 7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은 LG 타자들 중 2위다. 4사구 3개를 포함해 출루율은 0.500, 장타율은 0.476이었다. 정규시즌 동안 주로 9번타자로 나섰지만, KS에선 리드오프 홍창기의 뒤를 이어 2번타자로 출전해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LG의 득점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LG가 1차전 패배 후 4연승으로 KS 정상에 서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공격에서만 가치를 뽐낸 게 아니다. 수비에서도 중심을 잘 잡아줬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KS와 우승 경험을 많이 쌓은 그는 수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경기 도중 투수 교체 등으로 잠시 짬이 날 때마다 좌익수 문성주, 우익수 홍창기와 대화를 나누며 최대한 장타를 억제하기 위한 수비 움직임을 미리 준비했다. LG가 5-4 역전승을 거둔 KS 2차전 2회초 빠른 대응력으로 2루타를 때리고 3루까지 노린 KT 조용호를 3루에서 아웃시키고, 5차전 4회초 2사 1·2루서 KT 김민혁의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낸 장면은 모두 그의 철저한 대비 덕분이었다. 모두 경기의 흐름을 뒤흔든 결정적 수비였다. KT의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LG가 분위기를 장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박해민은 2021시즌을 마친 뒤 친정팀 삼성을 떠났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와 4년 총액 60억 원에 계약했다. 당시 이미 탄탄한 외야진을 보유한 LG가 중복투자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지만, 박해민을 영입하면서 LG는 공·수·주를 한꺼번에 보강하는 효과를 얻었다. 리드오프 홍창기는 수비 부담을 덜었고, 박해민이 가세한 테이블세터진은 더욱 강력해졌다. 4년 연속(2015~2018년) 도로왕에 빛나는 박해민의 발야구도 LG에 이식됐다. 무엇보다 올해 KS에선 그의 경험과 수비력에 힘입어 LG는 경기의 흐름을 KT에 넘겨주지 않고 정상에 설 수 있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은 베테랑 중견수 덕분에 LG는 강력한 센터라인을 자랑하며 29년 만에 K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KS 5차전 데일리 MVP가 유일한 공식 시상이었지만, 박해민은 LG가 우승의 한을 푸는 데 그 누구보다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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