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새 역사 일군 FC서울에 치명상 안긴 수원 삼성…다이렉트 강등, 아무도 몰라요 [현장리포트]

입력 2023-11-26 1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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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초겨울 추위가 전국을 덮쳤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도 칼바람이 불었다. 섭씨 0도, 체감온도는 훨씬 차가웠다. FC서울은 이날 새 역사를 썼다. ‘영원한 앙숙’ 수원 삼성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 홈경기에 3만6007명의 관중이 입당해 올 시즌 홈 누적관중 43만29명, 경기당 2만2633명을 기록했다. K리그가 전면적으로 유료관중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최초의 단일시즌 40만 명 돌파다. 아울러 국내 프로스포츠 한 시즌 최다 평균관중도 찍었다.

하지만 경기의 주인공은 수원이었다. 후반 18분 바사니가 상대 진영을 돌파하다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7개월 만에 침묵을 깬 ‘미운 오리새끼’의 속죄포로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수원에 이날 승점 3의 가치는 몹시 컸다. 같은 시각 강원FC는 이정협(전반 19분)~김진호(후반 37분)의 연속골로 수원FC를 2-0으로 눌렀다. 순위가 크게 요동쳤다. 6승15무16패, 승점 33의 강원이 10위로 도약한 가운데 8승8무21패, 승점 32의 수원은 꼴찌(12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11위로 떨어진 수원FC(8승8무21패·승점 32)와 동률을 이뤘다.

수원의 경기운영이 영리했다. 생존 걱정을 지운 서울보다 다급했지만, 전혀 무리하지 않았다. 조심스레 기회를 엿봤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수원FC와 원정경기에서 10명이 뛰고도 짜릿한 3-2 승리를 만든 수원의 저력은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에서도 꺾이지 않았다.

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더욱이 이날 수원이 패했더라면 K리그2 다이렉트 강등이 ‘사실상 확정’될 뻔도 했다. 그만큼 수원의 처지는 절박했다. 게다가 올 시즌 앞선 3차례 슈퍼매치에선 전패를 당했다. 모든 면에서 불리한 상황에서 한 고비를 넘었다.

이제 강등경쟁은 진짜 최후까지 가게 됐다. 수원은 다음달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과 최종전(38라운드)을 치른다. 이겨야만 자력으로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같은 날 수원FC는 안방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강원과 수원은 2연승으로 상승세인 반면 수원FC의 페이스는 크게 떨어진 상태지만, 최종 결과는 누구도 속단할 수 없다.

염기훈 수원 감독대행은 “의지, 태도, 경기준비 등 느낌이 좋았다. 다른 팀의 도움은 필요 없다. 우리의 힘으로 강등을 면하겠다. 지금의 흐름을 잊지 않으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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