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섭에 김기동까지…, 또 ‘현직 사령탑’ 모신 서울, 그만큼 절박하고 절실했다! [사커토픽]

입력 2023-12-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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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이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52)과 동행이다. 모든 합의를 마친 가운데 14일 공식 발표만 남았다. 상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계약기간은 3년, 연봉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서울의 과감한 행보다. 구직 중인 지도자가 아닌 현직 감독을, 그것도 K리그1 다른 팀의 사령탑을 영입했다. 2019년부터 포항을 이끈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3년 재계약까지 했다.

그럼에도 서울은 포기하지 않았다. 안익수 전 감독과 결별한 8월, 김진규 코치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긴 뒤 차기 사령탑에 대한 분명한 내부 기준을 정했다. 국내 지도자를 선택하면 김 감독을 데려오자는 것이었다.

당연했다. 취임 첫 해 포항을 K리그1 4위로 이끌었고, 이듬해(2020년) 3위와 함께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을 달성했다. 이어 지난해 3위, 올해 2위로 리그를 마쳤다. ‘우승 갈증’은 올해 FA컵으로 해소했다.

김 감독의 성취가 대단한 것은 어려운 환경에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포항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우승과 거리가 멀다. 부족한 살림살이에 수시로 선수들이 떠났다. 매 시즌 새판을 짰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불평하지 않았고, 주어진 여건에서 치열하게 준비해 기대이상의 성과를 냈다.

이렇듯 지도력과 팀 장악력, 성과 등 모든 것을 갖춘 김 감독은 서울에 가장 매력적이고 이상적 선택지였다. K리그가 유료관중만 집계한 2018년 이후 최초로 단일시즌 홈 관중 40만 명을 돌파한 서울은 최고의 흥행 구단이나 성적은 좋지 않다. 올해까지 4시즌 연속 파이널라운드 그룹B(7~12위)에 머물렀다.

협상은 시즌 종료 직후 급물살을 탔다. 김 감독이 상하이 하이강, 우한 싼전(이상 중국)의 러브콜을 받았다는 정황도 파악했음에도 서울은 파격 조건을 제시하며 구애했다. 계약 실패를 대비한 플랜B로 과거 서울의 전성기를 이끈 세뇰 귀네슈 감독(튀르키예) 등을 검토하면서도 김 감독은 늘 우선순위였다.

게다가 서울이 ‘현직 지도자’를 데려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0년 12월에도 당시 광주FC 박진섭 감독(46·현 부산 아이파크)을 영입한 바 있다. 위약금 이슈가 있었고, 광주의 강한 반발로 잡음이 크게 일었으나 끝내 계약에 성공했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서울은 K리그 최고 사령탑으로 통하는 김 감독에 지휘봉을 맡기며 또 한번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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