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도시베이징“하늘아!제발”…매캐한스모그에개막일비예보

입력 2008-08-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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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개막일을 코앞에 두고, 중국은 스모그와 비 등 각종 자연 환경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30도에 육박하는 더위와 95%에 달하는 습도, 매캐한 스모그가 베이징 올림픽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중국 정부는 연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기 오염지수와 날씨를 브리핑할 만큼, 올림픽 날씨와 환경에 신경이 곤두선 상황이다. 베이징은 2001년부터 7년 동안 세계적으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였다. 베이징 어린이들은 하늘이‘회색’이라고 말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을 위해 약 1200억 위안(약 18조원)의 환경 개선금을 들여 중국 공기의 청정화를 약속했다. 녹지비율도 51.6%로 늘이고, 9월까지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을 중단시켰다. 차량 홀짝제로 거리 매연도 줄이고 있다.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베이징 지구촌’등 16개 환경단체들은 올림픽 개막일인 8일, 아예 차가 안 다니는 ‘무차일(無車日)’ 캠페인을 벌일 작정이다. 그러나 베이징 공기는 여전히 참가 선수들을 안심시키지 못하고 있다. 남자 마라톤 세계 기록(2시간4분26초) 보유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와 테니스 스타 쥐스틴 에냉(벨기에)은 스모그로 인한 건강 문제를 이유로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짝퉁’으로 유명한 중국이 ‘짝퉁비’까지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중국은 베이징 주변에 로켓과 관련 시설을 구비해 인공비를 내릴 수 있다. 인공비는 ‘요오드화은’을 로켓 미사일로 쏘아 올려 구름의 미세한 입자를 큰 빗방울로 만들어 비를 내리는 기술이다. 공교롭게도 8일 개막식 전후로 베이징에 번개를 동반한 비가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개막식 행사 때 폭죽을 동원한 엄청난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만일 비가 많이 올 경우 그동안 공들여 준비한 잔치가 망가질 수 있다. 그래서 6일까지 기다려본 뒤 긴급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베이징 하늘의 구름을 미사일로 없애버릴 계획이다. 베이징 시 기상국에서는 인위적으로 날씨를 조절하는 기술이 실험 단계이며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 황당한 인공강우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지는 개막식 당일 하늘의 뜻에 달렸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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