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와인을찾아서②…초콜릿향의‘보랏빛마술’

입력 2009-0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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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와인시장은 5000억원 규모(2008년 추정)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물론이고 미국 칠레 호주 등 신대륙에서도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일본이 정점에서 떨어지고 있다면 한국은 급속하게 상승하는 시장이라 한국에 포커스를 맞추는 와이너리와 회사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 와인 소비자들은 어떤 와인을 사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지에 대한 정보를 그동안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쓸 수 있는 비용 내에서 맛있는 와인을 찾기를 원한다. 이에 국내 최고의 스포츠 레저생활 전문지를 지향하는 ‘스포츠동아’는 ‘밸류 와인’을 찾아주는 캠페인을 진행하다. ‘밸류 와인’은 기존 저가 와인의 개념이 결코 아니다. 맛이 있으면서 퀄리티 대비 가격까지 ‘착한’와인이다. 이런 와인을 찾아 소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와인 소비를 이끌어 내고, 와인 시장과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부드럽고 편안한 맛… 언제 어디서나 OK 무똥 까데 레드(Mouton Cadet Red) 미디엄 바디의 액체는 처음에는 다소 텁텁하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1200만병이 팔릴 정도로 인기인데 첫 맛은 왜 이럴까. 하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이유를 깨닫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러워지고, 점점 초콜릿 향을 발산하면서 여인이 고혹적인 옷으로 갈아입은 듯한 인상을 풍긴다. 메를로의 부드러움이 발산하니 3만원대 보르도 와인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 아닌가 싶다. 와인포털사이트 ‘와인21닷컴’ 최성순 사장은 “처음부터 사람들은 ‘무똥 까데’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나도 그랬다. 보르도 와인 치고는 부드럽고, 나무 향기가 있고, 술술 잘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보르도 특유의 스파이시한 향이 느껴진다. 무똥 까데만의 매력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웬만한 음식하고도 잘 어울린다. 마시기 편하면서 훌륭한 와인이다”고 말했다. 보르도 그랑크뤼 1등급 와인 ‘샤토 무통 로칠드’를 만드는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사’에서 나온 대중적인 와인이다. 보르도 최고 와인의 명성을 등에 업은 것도 인기의 한 몫을 했다. 최소 100만원 가까이 줘야 살 수 있는 샤토 무통 로칠드를 일반인들이 마시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무똥 까데는 쉽게 사 마실 수 있어 대리 만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칸영화제 공식 와인으로 쓰이기도 했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사는 보르도 와인 수출로는 1위 회사로 연간 2200만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총 생산량의 80%를 150개국에 수출한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매끈한 질감 예술 트리벤토 골든 리저브 말벡(Trivento Golden Reserve Malbec) 초콜릿 향과 바닐라 향이 근사하게 코를 먼저 자극한다. 기분 좋은 여운은 보랏빛이 감도는 붉은 액체가 목을 타고 넘어가면서 놀라움으로 이어진다. 매끈한 질감, 입안을 포근하게 채우는 바디, 부드러운 탄닌, 피니시에서 나오는 잔 맛까지 와우∼. 만족스럽다. 매혹적이다. 7만원대 보르도 와인에서 과연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 이 가격대 이런 맛이라면 뉴월드 와인만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롯데호텔 공승식 소믈리에는 “오크가 가진 나무 냄새, 단미를 갖고 가는 토스트향이 있다. 처음 맡을 때는 모스크향이 나고, 프레시 되고 산화하면서 멋을 내는 와인이다. 말벡 100%지만 말벡 본연의 특성보다 2차적인 향을 많이 갖고 있다. 무게감이 있어 알코올(14.8도)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알코올, 산미, 단미, 탄닌이 적절하게 조화됐다. 가격 대비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트리벤토’는 1996년 칠레 콘차이토로 사와의 기술제휴로 아르헨티나 멘도자 지역에 설립한 와이너리. ‘트리벤토 골든 리저브 말벡’은 트리벤토가 역량을 집대성한 아이콘 와인(최고급 대표 와인)이다. 80년 이상 된 포도원에서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양조했고, 프랑스산 오크통 숙성과 병 숙성을 각각 12개월씩 거쳐 시장에 나온다. 2005빈티지는 ‘일본 와인 챌린지 2007’에서 금메달을 비롯 ‘디캔터 월드 와인 어워드 2008’ 은메달, ‘인터내셔날 와인 챌린지-UK 2008' 금메달 등을 수상했다. 국내에서 실시한 ’코리아 와인 챌린지 2008‘에서도 은메달을 받았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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