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숨겨진과학…파워업!스피드업!무게중심이답!

입력 2009-02-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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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이슈 중 하나는 로봇공학이다. 인간의 손발 동작은 물론이고 인지 능력까지 겸비한 로봇의 출연으로, 이 분야는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내재한 공학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차세대 동력산업으로 로봇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한국도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현재는 인간의 일상적인 움직임이나 동작을 자연스럽게 재현할 수 있는 로봇으로 진화됐지만, 불과 20-30년 전만하더라도 이는 언감생심이었다. 로봇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은 충족되었지만, 걸을 때 넘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몸의 균형을 유지시킬 수 있는 ‘무게중심’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 만큼 무게중심은 중요하다. 인간이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자연스럽게 동작을 수행하는데 핵심적인 요인이다. 또한 ‘좀 더 높게, 좀 더 빠르게’를 실현해야 하는 스포츠 현장에서도 무게 중심은 중차대한 과제이다. 이번 주 ‘스포츠 & 사이언스’에서는 스포츠의 또 하나 숨은 과학인 무게중심의 중요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농구에서 양 팀 센터들은 격렬한 골밑 싸움을 한다.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몸을 부딪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리한 자세는 무엇일까. 정답은 상대방보다 무게중심을 낮추는 것. 상대보다 무게중심이 높게 되면 상대방이 미는 힘에 의해 지면지지능력이 떨어져서 균형이 쉽게 무너진다. 레슬링에서 상대방보다 좀 더 낮은 자세를 잡기위해 상대방의 어깨 밑 허리춤으로 손을 넣어 잡으려는 동작도 역시 무게중심의 원리이다. 탁구에서는 무게중심을 낮추면 공을 정확하게 볼 수 있고, 빠른 볼에 대항해 빠른 반사동작을 도와준다. 이와는 달리 창던지기 때 던지기 직전의 무게중심높이, 높이뛰기 직전의 무게중심높이가 높을수록 좋은 기술을 발현한다. 이처럼 무게중심은 균형과 같은 안정성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여러 가지 스포츠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깊이 있게 다뤄지고 있는 주요 요인이다. 무게중심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대부분 사람들은 인간의 무게중심이 신체내부에 존재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러나 실제로 무게중심은 인체 내부에도 존재할 수 있고, 바깥부분에도 존재할 수 있다. 높이뛰기 종목을 예로 들어보자. 높이뛰기의 포스베리 동작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포스베리는 바를 넘을 때 허리를 활처럼 휘어서 넘는 기술이다. 이때 무게중심은 신체내부가 아니라 허리 밑 부분인 허공 즉, 인체의 외부에 존재하게 된다. 다시 말해 한 선수가 최대로 올라갈 수 있는 높이가 2m이고, 바가 2.1m에 있다면 넘을 수 없다. 그러나 최고점에서 몸을 최대로 휘어 무게중심이 2m에 있어도 몸을 휘어서 만들어진 높이만큼 더 높게 해 바를 넘을 수 있다는 말이다. 또 하나, 물 속에서 무게중심의 역할이다. 인간이 물속에 들어가면 이때 몸의 균형을 좌우하는 중심은 무게중심이 아닌 부력중심이 된다. 부력중심은 대체로 몸의 무게중심보다 더 상체 쪽에 존재하게 되는데, 이는 상체가 하체보다 일반적으로 부피가 크기 때문이다. 그 결과 몸의 무게중심은 신체의 회전을 일으키는 힘으로 작용해 몸의 하지부분을 물에 더 잠기게 하고, 그 결과 수영할 때 저항을 더 받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따라서 수영선수 선발 때 무게중심과 부력중심과의 관계를 면밀하게 살필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사람이 바로 전문가인 것이다. 이 밖에 신발도 무게중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전보다는 근육이 많이 퇴화된 현대인들을 위해 손쉽게 걷도록, 따라서 부상을 방지할 수 있게 무게중심이 용이하게 이동될 수 있도록 고안된 신발, 반대로 무게중심이동을 쉽지 않게 하여 더 큰 근력을 사용하도록 하여 근력을 강화시키는 신발도 있다. 또한 무게중심은 동양인과 서양인에 따라 다르며 게다가 같은 동양인과 서양인 속에서도 그리고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같은 동양인이지만 중국의 한족, 조선족이 다르다. 대체로 서양인들이 하지가 길기 때문에 동양인보다 무게중심이 높으며 성별에 따라서는 남자가 골반이 큰 여자보다 높다. 같은 동양인의 경우 한족은 조선족에 비해 하지가 길어 무게중심이 높다. 그래서 중국이 동양인 중에서도 서양인 못지않게 다이빙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하체가 길고 상체가 작기 때문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상체를 쉽게 다리 쪽으로 굽혀 몸의 회전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데에서 나온다고 보는 것이다. 무게중심은 균형을 잡고, 원활하게 움직이고, 보다 좋은 경기력을 만들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스포츠에서 심도 있게 연구되는 중요한 과학적인 요소이다. 무게중심에 대한 원리를 정확하게 알고 일상의 동작이나 스포츠를 관찰하면 전문가적인 식견으로 스포츠 현장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문영진 KISS 책임연구원 정리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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