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존우던·제갈공명이말한리더의조건“존경받는감독은키워지는게아니다”

입력 2009-04-05 23: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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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올림픽 야구,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에서 보았듯이 팀 스포츠에서 주인공인 선수보다 감독이 더 주목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아마도 이기기 어려운 팀을 이겼을 때 야전사령관 격인 감독의 보이지 않는 리더십이 작용했을 걸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길지 않은 대표팀 훈련기간 동안 선수들의 기량이 갑자기 늘리는 만무하니 거기에 주목하는 것이다. 감독의 리더십이 발휘되는 중요한 분야 중 하나는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다. 특히 각 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대표팀 소속 선수들은 팀간 경기를 ‘총성 없는 전쟁’으로 생각하는 팬 또는 미디어가 여간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프로구단이나 학교팀 소속 선 수도 지역 팬이나 동문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뿐이지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그라운드 안의 상대를 이기는데 몰두해야 할 선수가 외풍에 동요하면 선수단 전체가 흔들리기 십상이다. 따라서 팀 스포츠 감독에게 요구되는 첫째 덕목이 선수들로 하여금 부담 없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리더십이다. 그렇다면 팀 스포츠 감독은 과연 어느 정도의 통솔력을 갖추면 무난한 리더가 될까? 대개의 팀 스포츠 엔트리를 인원으로만 따지면 딱 중대급 인원이니 군대 계급으로 친다면 중대장급 리더십이면 충분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프로선수나 대표팀 선수들이 보통 병사들이 아니니 아마도 그보다는 더 높은 수준이라야 원만한 통솔이 될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거론한 한 명과 거론했다고 전해지는 또 한 사람의 의견을 보면 리더가 갖추어야할 일맥상통하는 자질이 하나 있다. 한 명은 지난해 포춘(Fortune)지에서 마련한 대담 자리에서 ‘세기의 감독(Coach of The century)’으로 지목된 존 우던 전 UCLA 농구팀 감독이다. 리더는 타고 나느냐 아니면 키워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리더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질은 선수(부하직원)들로부터 존경 받을 수 있는 인품이다. 존경심을 얻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학습을 통해 자질향상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나 리더로 키워질 수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리고 성공적 인 리더십의 핵심은 뭐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효율적인 리더십이란 존경심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공동목표를 향해 매진하게 하는 것으로 본다. 리더가 이끄는 방향을 어떤 의심도 갖지 않고 따를 때 큰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종합하면 존 우던은 선수들 혹은 부하직원들의 존경심과 신 뢰를 얻을 수 있는 품성을 리더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고 볼 수 있다. 약 1800년 전의 인물인 제갈공명도 자신의 저서로 알려진 심서(心書)의 리더의 그릇(將器) 편에 그 도량에 따라 구분한 6등급의 리더 얘기가 나온다. 제갈량은 ‘간사한 것을 살필 줄 알고 위기대처 능력이 있고 여러 병사를 따르게 할 줄 알면 10명의 리더(十夫之將)가 될 수 있다’는 것부터 시작해 ‘성 실하고 언사를 분별해서 쓸 줄 아는 100명의 리더(百夫之將)’ 등 1000명, 1만명, 10만명 이상까지 수하병사의 규모별로 리더가 갖추어야할 자질을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규모가 커질수록 정직, 인정, 관용, 신의 등의 품성을 갖추어야 그 직책을 수행할 자격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세기의 농구 감독으로 불리는 한 명감독과 1800년 전의 전략가가 공히 리더가 갖추어야할 자질로 존경심 얻는 것, 신의 등의 인품을 언급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올해 새로 지휘봉을 잡는 프로 감독이나 대표팀 혹은 학교팀 감독들은 선수와 병사를 움직여 상대를 이기는데 도가 튼 이 두 사람이 한 말을 한번쯤 새길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팀 성적은 총체적 전력이 결정하지만 개인이 가진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게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사실을 꿰뚫어 본 두 사람의 말이니까. 세기의 감독 ‘존 우던’ … 통솔을 위한 3가지 조언 ○벤치를 활용하라! 선수를 벤치에 앉히는 것은 경기에 못 뛰게 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에 강력한 통솔수단이 된다. 적절한 징계는 약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벤치에 앉아있는 스타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별종을 끌어 안아라! 팀에 ‘기발한 방식으로 한건 할 것 같은’ 선수가 있다면 별종이라도 끌어안고 있어라. 단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하고 다른 선수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선수여야 한다. (언젠가는 보통선수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한건 할 수도 있으니까) ○선수들의 환심을 사려고 애쓰지 마라! 시즌이 시작될 때 나는 모든 선수를 똑같이 좋게 대하지는 않는다. 또 모든 선수가 나를 좋게 보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선수불만에 신경 쓰다 보면 죽도 밥도 안 된다는 뜻으로 보임) 그래서 선수들에게 “내가 실수하는 게임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설사 실수를 너무 많이 하더라도 여러분들은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바로 잘릴 테니까”라고 말한다. 정희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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