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홈런·최소장타’ 두산의 몰락은 필연이었다 [베이스볼 브레이크]

입력 2022-09-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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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는 김태형 감독이 취임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다. 이 기간 3차례 정규시즌(2016·2018·2019년)과 KS(2015·2016·2019년) 우승을 차지하며 리그 최강의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매 시즌 주축 선수들이 프리에이전트(FA)로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저력을 발휘한 만큼 올 시즌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슬프다. 5일 현재 두산의 순위는 9위(48승2무65패)다. 2013시즌 NC 다이노스가 1군에 진입하면서 8개 구단 체제가 끝난 뒤 두산이 9위 이하로 추락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1-4 패배로 불명예를 썼다. 후반기 한때 포스트시즌(PS)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KIA 타이거즈(58승1무59패)와 간격을 3.5경기차까지 좁히며 희망을 노래했지만, 지금은 8경기차까지 벌어진 탓에 가을야구마저 쉽지 않은 분위기다.


근본적 문제는 타격 부진이다. 1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들 모두 타율이 3할을 밑돈다. 정확성 하나는 최고로 평가받아온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까지 타율 0.298에 머물고 있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타자도 김재환(17개)과 양석환(14개)이 전부다. 전체적으로 타선의 파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홈런뿐 아니라 장타 자체가 나오질 않아 고민이 크다. 5일 현재 두산의 팀 OPS(출루율+장타율·0.673), 홈런(72개), 장타수(244개)는 모두 최하위(10위)다. 리그 평균(OPS 0.710·88홈런·288장타)에도 미치지 못한다. 팀 평균자책점(ERA)도 6위(4.42)로 리그 평균(4.20)보다 나쁜데, 타선마저 침묵하니 주도권을 잡기가 쉽지 않다. 경기당 득점생산을 일컫는 RC/27 또한 3.91로 리그 평균(4.42)에 크게 못 미치는 최하위다. 결정적 한방이 필요한 연장 승부에서 3승1무7패(승률 0.300)로 무너진 이유 중 하나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빈틈없는 타선을 구축한 팀이라도 늘 다득점 경기를 펼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대로 타선이 약한 팀도 한 번 감을 잡으면 대량득점이 가능하다. 그러나 두산은 후반기 내내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에도 장타 관련 기록들은 리그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두산의 후반기 장타는 59개(리그 평균 82개)에 불과하고, OPS는 0.637(평균 0.722)이다. 주축타자들의 부상 여파도 있었지만, 정상전력을 꾸리고도 후반기 31경기에서 102점(평균 3.52점)에 그친 빈약한 득점력으로는 뾰족한 수가 나올 리 만무하다. 이제 남은 시간도 많지 않아 더 애가 타는 두산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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