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출신 어르헝 귀화시험 통과…김형실 감독 “이젠 국가대표 프로젝트”

입력 2022-09-18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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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웬랍당 어르헝. 스포츠동아DB

몽골 출신의 체웬랍당 어르헝(18·목포여상)이 한국 국적을 얻었다.

어르헝은 이달 초 열린 여자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에 지명됐다. 당시 어르헝은 귀화 승인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귀화 절차 중인 선수는 전 구단의 동의로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는 한국배구연맹(KOVO) 규약에 따라 드래프트에 나왔다. 하지만 귀화가 확정되지 않으면 내달 개막하는 2022~2023시즌 출전은 불가능하다.

그런 와중에 페퍼저축은행은 17일 “어르헝이 16일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진행된 귀화면접시험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다”고 알렸다. 어르헝은 이전 2번의 귀화시험에서 모두 통과하지 못했지만 올해 마지막 시험에서 합격했다. 이로써 어르헝은 프로 무대에 데뷔할 수 있게 됐다.

어르헝의 합격에는 페퍼저축은행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귀화 시험이 상당히 어렵다고 해서 구단에서 개인 교사를 초빙해 공부시켰다. 막판 3일간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합격했다”며 기뻐했다.

미들블로커(센터) 어르헝은 신체조건이 탁월하다. 키 194.5cm로 흥국생명 김연경(192cm)보다 큰 V리그 최장신이다. 블로킹 능력이 뛰어나고 배구 센스도 갖췄다. 빠르지는 않지만 볼이 갈 곳으로 미리 움직이는 위치 선정도 좋다. 게다가 팀 분위기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 훈련을 하지 않아서 체력이 바닥난 상태이지만 금방 올라올 것이다. 또 기술적인 부분도 담금질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요령 부릴 줄 모르고,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실전 경험을 통해 어르헝을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가능한 한 많은 경기에 투입해서 경험을 쌓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페퍼저축은행의 V리그 개막전은 내달 25일 김연경 소속의 흥국생명과 원정 경기다. 첫 경기부터 어르헝을 투입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어르헝이 지난해 오른쪽 무릎 수술 받았는데, 이제 재활이 끝났다. 재발이 되면 안 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조심스럽다”면서도 “팀 훈련을 하면서 컨디션을 체크한 뒤 개막전 투입 여부를 최종 결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어르헝의 성장을 기대하며 “다음 단계는 국가대표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그는 “어르헝은 국가대표급의 잠재력을 가졌다. 기술적인 부분만 가미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 우리 팀뿐 아니라 한국여자배구를 위해서라도 어르헝을 키워야한다”면서 “제가 뽑았으니 제가 책임지고 성장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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