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열린 공주백제마라톤, 7000여 건각들 가을을 달렸다

입력 2022-09-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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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공주백제마라톤 참가자 7000여 명이 18일 공주시민운동장에서 힘차게 레이스를 출발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여파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 레이스로 열렸다. 공주|송은석 동아일보 기자 silverstone@donga.com

풀코스 남자부 예비신랑 송재영씨 2시간52분23초 우승
여자부선 김현경씨 3시간56분7초 우승 “가문의 영광”
7000여명의 달림이들이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에서 가을 마라톤 축제를 즐겼다.

2022 공주백제마라톤(공주시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주최)이 18일 오전 9시 충남 공주시 백제큰길 일대에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마지막 레이스 이후 3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대회다. 7000여명의 대회 참가자들은 금강변의 아름다운 초가을 풍경을 만끽하며 달렸다.


●2030세대 대거 참가…인증샷 찰칵


출발지인 공주시민운동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경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오랜만에 마련된 축제를 즐겼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라톤 인기가 상승하고 있듯 이날도 20∼30대 젊은 참가자들이 많이 눈에 띠였다. 마라톤 못지않게 패션에도 신경을 쓰는 이들은 밝고 멋진 모습으로 ‘인증 샷’을 찍었다.

이날 오전 9시 출발을 앞두고 기온은 27도, 습도는 75%로 레이스를 하기엔 더운 날씨였다. 오전 10시부터는 체감온도가 30도를 넘어섰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남여 풀코스 선두 선수들조차 레이스 중 몇 차례나 걷다 뛰기를 반복했을 정도였다. 피니시라인에는 2003년 대회 이후 처음으로 살수차가 등장해 더위를 뚫고 완주한 이들의 열을 식혔다.

송재영 씨(왼쪽), 김현경 씨. 사진 | 동아일보



●풀코스 남자부 송재영·여자부 김현경 씨 우승

풀코스 남자부에서는 송재영 씨(33)가 2시간52분23초로 우승했다. 송 씨는 2019년 서울국제마라톤 마스터스 부문에서 개인 최고기록(2시간 27분 24초)으로 우승한 데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풀코스 남자부에서는 송 씨를 비롯해 강두희 씨(2시간54분23초), 진상훈 씨(2시간58분50초), 유영모 씨(2시간59분28초) 등 4명이 ‘서브 3’(3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를 달성했다.

레이스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송 씨는 “내년 2월 결혼 예정이라 원래 (10월에 열리는)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우승하고 프러포즈를 하려고 했다. 오늘 우승할 줄 알았으면 (예비 신부를) 데려올 걸 그랬다. 오늘 (프러포즈를) 못 했으니 경주 때 또 우승해야겠다”고 말했다.

풀코스 여자부에서는 김현경 씨(42)가 3시간56분7초의 기록으로 맨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김 씨는 “너무 더워 포기하려고 했는데 반환점 옆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완주만 하자’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이자 두 번째 풀코스 도전에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게 된 김 씨는 “기를 쓰고 완주는 하자는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우승할 줄은 몰랐다. 가문의 영광”이라고 했다.


●근이영양증 배종훈-배재국 부자 화제

화제의 참가자도 많았다. 몸의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배재국 씨(26)와 아버지 배종훈 씨(56)는 지난 경주대회 이후 3년 만에 풀코스 도전에 나섰지만 몸에 무리가 될 것을 우려해 하프코스 완주로 목표를 바꿨다. 재국 씨는 “완주메달이 가장 그리웠다. 오랜만에 나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뛰니 즐거웠다”고 말했다. 온 몸이 땀으로 젖은 아버지 배 씨는 발갛게 달아오른 재국 씨의 볼에 연신 얼음물이 담긴 패트병을 갖다 댔다. 부자(父子) 역시 좀 더 시원해지는 10월 열리는 경주국제마라톤에서 다시 풀코스에 도전할 예정이다.

마라톤 마니아 서주식 씨(49)는 “마지막으로 참가한 대회가 3년 전 서울국제마라톤이었다. 코로나19로 이런 메이저 대회가 열리지 않아 정말 아쉬웠다. 오늘 한풀이처럼 뛰러 왔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 현장에는 직접 5km를 완주한 최원철 충남 공주시장을 비롯해 윤구병 공주시의회 의장, 윤석형 공주시 체육회장, 고광철, 박기영, 박미옥 충남도의회 의원, 원성수 공주대학교 총장, 이상근 공주경찰서장, 류동훈 공주교육지원청 교육장, 강종범 공주소방서장, 박제균 동아일보사 논설주간 상무 등이 내빈으로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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