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방패’ 김민재, 9월은 ‘벤투호 수호신’으로…“4년 전보다 더 성장했다”

입력 2022-09-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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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26·나폴리)에게 2018년 5월 2일은 악몽의 기억이다. 당시 소속팀 전북 현대와 대구FC의 K리그1(1부) 홈경기 전반 16분 오른쪽 정강이를 다쳤다.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엔트리 발표를 열흘 가량 남기고 받은 진단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뼈에 미세한 실금이 났고, 회복에 4주 이상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미 ‘탈 K리그’, ‘탈 아시아’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창 주가를 높였던 그는 그렇게 생애 첫 월드컵과 이별을 고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벽에 머리를 갖다대고 크게 울곤 훌훌 털어냈다.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행선지를 많이 옮겼다. K리그를 떠나 중국 슈퍼리그(베이징 궈안), 튀르키예(페네르바체)를 거쳐 올 여름 유럽 4대 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 입성했다. 혼란은 없었다. 폭풍 진화한 김민재는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에서도 고가치 보석으로 인정받고 있다. 잘 막고, 때때로 골도 터트리며 연착륙했다.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리버풀(잉글랜드)을 돌려세웠고, 세리에A에선 AC밀란에 큰 타격을 입혔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축구에 김민재는 ‘없어선 안 될’ 1번 수비 옵션이다.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은 “모든 것을 갖춘 환상적인 선수”라고 극찬한다. 코스타리카(23일·고양종합운동장)~카메룬(27일·서울월드컵경기장)을 상대로 한 9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담금질에 한창인 대표팀에 김민재도 합류했다.

3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6개월만의 컴백으로, 브라질~칠레~파라과이~이집트와 맞선 6월 A매치 4연전은 오랫동안 그를 괴롭힌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느라 건너뛰어야 했다. 무리하면 뛸 수 있었으나 월드컵을 위해 잠시 쉼표를 줬다.

스포츠동아DB


합류 이후 2일째 훈련을 마치고 22일 비대면 기자회견에 나선 김민재의 표정은 밝았다. 대표팀 훈련에서 가장 우렁찬 고성으로 파이팅을 불어넣고 있는 그는 “4년 전보다 더 성장했고, 기회가 왔다. 기대도 크고 잘하고 싶다. 역시 나도 처음이라 긴장되지만 내용과 결과 다 가져오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월드컵에선 쟁쟁한 스타들과 충돌한다. 의욕이 전부가 아니다. 영리한 대처가 필수다. 그런 면에서 빅리그, 큰물에서의 경험은 엄청난 동력이다. 그런데 만족하지 않는다. “어렵사리 이탈리아로 갔다. 무조건 적응해야 했다. 쫓아가지 못하면 뛸 수 없다는 (간절한) 생각으로 집중했다. 그러면서 경기력도 좋아졌다”는 김민재는 “많이 발전하고 배워야 한다. 어떻게 해야 더 잘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빠른 발로 상대를 제어하고, 과감하게 볼을 전개시키는 한편 공격에 가담해서도 높은 타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민재의 카타르월드컵 목표는 간단하다. 무실점 경기다. “세트피스 역할을 알고 있고, 다양한 상황들이 있으나 골보단 실점 없는 축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상대국 에이스를 견제하듯, 적들도 A매치 42경기(3골)에 나선 김민재를 두려워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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