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로도 부족한 뒷문 불안…벤투호, 강한 수비가 16강을 가져온다 [사커토픽]

입력 2022-09-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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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가 9월 첫 A매치를 아쉬운 무승부로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황희찬(울버햄턴)이 6월 칠레전에 이어 3개월 만에 골 맛을 보고,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프리킥 동점골을 터트렸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어렵게 득점하고 허무하게 실점하는 최악의 패턴이 반복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A를 휘젓는 김민재(나폴리)가 합류했음에도 고질적 수비불안은 여전했다.


라인을 내린 채 기회를 엿보는 역습 전략으로 나선 코스타리카의 빠른 리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측면과 중앙 모두 불안정했다. 특히 너무 쉽게 크로스를 허용했다. 좌우 풀백 김진수(전북 현대)와 윤종규(FC서울)는 한계가 뚜렷했다. K리그에서 보기 드문 템포에 대응하지 못해 배후공간을 거듭 열어줬다.


그나마 주변에서 버텨주면 위험한 장면을 줄일 수 있지만, 대부분 실망스러웠다. 공격 2선의 중앙을 맡은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의 수비가담은 인상적이지 않았고,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은 물론 중앙수비수 김영권(울산 현대)의 대처도 부족했다.


불운마저 겹쳤다. 공중볼 경합과 1대1 싸움, 탈압박, 패스 차단 후 공격전개 등 많은 역할을 한 김민재가 크로스에 대응하지 못한 순간 실점이 나왔고, 손흥민은 1대1 상황에서 볼을 빼앗겨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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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벤투 감독은 특정 개인이 아닌 ‘팀 전체’에 주목했다. “수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수로) 볼 소유권을 잃었고 수비전환에 어려움이 따랐다”며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동시에 투입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미 우리는 미드필더 2명을 두고 여러 실험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뒷문 강화는 거듭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대표팀은 최근 무실점 경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브라질(1-5 패)~칠레(2-0 승)~파라과이(2-2 무)~이집트(4-1 승)와 차례로 격돌한 6월 A매치 4연전뿐만 아니라 국내파 위주로 나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한·일전(0-3 패)에서도 수비불안을 노출했다. 실수가 쌓이면 실력이, 실점이 반복되면 버릇이 되는 법이다.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만날 상대들은 코스타리카는 물론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할 카메룬과 비교할 수 없다.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이상 우루과이), 이냐키 윌리엄스, 펠릭스 아페나(이상 가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브루노 페르난데스(이상 포르투갈) 등이 ‘벤투호’를 기다린다. 공격력 못지않게 수비조직력을 가다듬는 작업이 필수다. ‘공격이 강하면 경기를 이기게 하고, 수비가 강하면 우승한다’는 말부터 되새겨야 할 대표팀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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