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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한 템포 쉬어가는 시간이 될지, 침체기의 시작일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오로지 구단의 노력에 달려있다. 2000년대 들어 두산은 좀처럼 장기간의 침체를 겪지 않았다. 연속 시즌 포스트시즌(PS) 진출 실패도 2002~2003년의 2년이 전부다. 2006년과 2011년(이상 5위), 2014년(6위) 이후 곧장 반등에 성공해 강팀의 면모를 되찾은 바 있다. 그러나 6년 연속(2010~2015년) KS 무대를 밟은 뒤 5년 연속(2016~2020년) 가을야구에 실패했던 삼성 라이온즈의 사례도 있기에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당장 올 시즌 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7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김태형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는 게 최우선이다. 올해 성적은 아쉬웠지만, 김 감독의 공로는 쉽게 사라질 수 없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기술만큼 멘탈도 중요하기에, ‘많이 이겨본’ 사령탑의 영향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포수 박세혁의 잔류 여부도 관건이다. 2019년부터 4년간 주전포수를 맡아 투수들을 이끌었다. 당장 올 시즌만 해도 백업 포수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600이닝 이상을 더 뛰었다. 대체자가 확실하지 않은 사정을 고려하면, 박세혁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마운드 재편도 중요한 요소다. 올해 가장 큰 아쉬움을 남긴 부분이다. 아리엘 미란다의 부상으로 선발진 운영 플랜이 꼬인 게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김강률, 박치국 등 핵심자원들이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던 불펜은 오히려 내년에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있다. 선발투수 곽빈, 필승계투요원 정철원의 재발견도 희망요소다.
휴식기와 침체기의 갈림길에 선 두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