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의 힘’ GS칼텍스…화수분 배구로 정상 간다! [V리그 개막 특집]

입력 2022-10-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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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차상현 감독·모마·권민지·강소휘(왼쪽부터 순서대로). 사진제공|GS칼텍스 배구단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는 ‘화수분 배구’로 유명하다. 웜업존의 선수도 언제든 투입이 가능할 정도로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가 크지 않다. 2022 KOVO컵 정상에 오른 원동력도 비주전의 반란 덕분이었다. 무명의 권민지(21)-문지윤(22) 좌우 쌍포가 불을 뿜었고, 미들블로커(센터) 오세연(20)의 블로킹이 상대를 압도했다. 다가올 새 시즌에도 ‘화수분 배구’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질 높은 훈련이 화수분 배구의 원동력
차상현 GS칼텍스 감독(48)의 스타일은 확고하다. 언제든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 훈련에는 선·후배가 없다. 열외도 없다. 모두가 참가하고 땀을 흘려야 한다. 훈련에서 경쟁력을 보여야만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차 감독은 “내부경쟁은 필요하다. 그 과정을 통해 후배들도 성장한다”며 “훈련하지 않는 선수는 기용하지 않는다”고 쐐기를 박았다.

GS칼텍스는 훈련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차 감독은 “우리는 다른 구단과 똑같은 시간을 할애해 훈련한다. 다만 훈련의 질이 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훈련의 강도가 높지 않으면 훈련은 무한반복이다. 차 감독은 “하루에 원하는 훈련의 양, 일주일, 그리고 한 달 동안 훈련해야 할 양이 있는데, 그걸 채워야 원하는 경기력이 나온다. 훈련은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다. 화수분 배구는 이런 질 높은 훈련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고민되는 선발…개막 직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차 감독은 지난 시즌 순위(3위)에 실망하지 않았다. 외국인선수가 교체됐고, 이소영(28)이 자유계약선수(FA)로 KGC인삼공사로 이적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잘 극복했다는 것이 차 감독의 판단이다.

새 시즌에도 팀 구성에 큰 변화는 없다. 다만 팀워크가 더 단단해졌고, KOVO컵 우승으로 자신감이 커졌다. 특히 신예들의 성장이 큰 무기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는 파괴력 좋은 강소휘(25)와 영리한 유서연(23)이 주전이다. 하지만 분위기 메이커인 권민지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맏언니 최은지(30)도 든든하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는 재계약한 외국인선수 모마(29·카메룬)가 2시즌 연속 자리를 지킨다. 지난 시즌 득점과 공격성공율 1위, 서브 2위에 오르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장기 레이스인 만큼 백업 문지윤의 성장도 중요하다.

세터는 안방마님으로 믿음을 주는 안혜진(24)이 책임진다. 지난 시즌 부상을 극복한 이원정(22)과 대범한 김지원(21)은 든든한 백업이다. 리베로는 듬직한 오지영(34)과 꾸준한 한다혜(27)가 번갈아 나선다.
가장 고민이 깊은 포지션은 미들브로커다. 베테랑 한수지(33)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문명화(27), 김유리(31), 오세연이 경쟁 중이다. 안정적인 문명화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김유리, 그리고 ‘새로운 강자’ 오세연이 나름의 강점을 지녔다.


●재계약 모마 “GS칼텍스는 가족”

구단은 지난 시즌 중반 이미 모마를 붙잡겠다고 결정했다. 다음 시즌에도 같이 하자는 의사를 전하자 모마도 화답했다. 모마는 ”GS칼텍스는 가족”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사실 모마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7순위였다. 가장 늦게 낙점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구단은 처음부터 모마를 찍겠다는 생각이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영상을 돌려보며 내린 결론이었다. 그래서 실망하지 않았다.

모마는 볼을 잘 다룬다. 상대가 무서워할 파괴력도 갖췄다. 키(184㎝)가 큰 편은 아니지만 점프력이 좋다. 게다가 선수들과 화합에 문제가 없다.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권민지-강소휘

권민지는 지난 시즌 선배들의 높은 벽 때문에 미들블로커로 주로 뛰었지만 이번 컵 대회에서 왼쪽 공격을 책임졌다. 컵 대회를 앞두고 차 감독이 포지션을 약속했다. 그게 동기부여가 됐고, 최고 활약으로 화답했다. 기량뿐 아니라 긍정의 에너지도 넘친다. 장기 레이스에서도 베스트로 뛸 자질을 입증했다.

강소휘의 지난 시즌 기록은 그리 나쁘지 않다. 서브 3위, 리시브 10위, 득점 11위 등 무난한 성적을 받았다. 하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기록에 보이지 않는 역할에 대한 불만족이었다. 득점은 아니지만 꼭 버텨줘야 하는 타이밍을 놓친 경우가 더러 있다. 또 들쭉날쭉한 공격성공률도 아쉽다. 새 시즌에는 그런 아쉬움을 지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차 감독 “올바른 지도자는 스스로 만든다”
차 감독은 GS칼텍스와 인연이 깊다. 감독으로 6년을 함께 했고, 코치 생활까지 합치면 10년이다. 그만큼 구단과 신뢰가 깊다. 결과도 만들었다. 2020~2021시즌 트레블(KOVO컵·정규리그·챔프전 우승) 달성으로 구단의 명성을 드높였다.

차 감독이 이렇게 오랜 기간 인연을 맺은 것은 구단의 아낌없는 지원 덕분이다. 특히 경기도 가평군에 마련된 체육관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그는 “다른 종목까지 통틀어 이렇게 운동하는 조건이 잘 갖춰진 곳이 많지 않다. 잘 먹고, 잘 자면서 컨디션을 유지하는 기초적인 조건이 잘 되어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지도자는 남들이 만들 수 있지만, 올바른 지도자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는 문구를 좋아하는데, 그렇게 되도록 스스로 성장을 거듭하겠다”고 다짐했다.

가평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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