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우승할 때”…한마음으로 똘똘 뭉친 우리카드 [V리그 개막특집]

입력 2022-10-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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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창단 첫 우승’을 크게 외쳤다. 그만큼 우승에 목말라있다. 우리카드는 신영철 감독(58)이 지휘봉을 잡은 2018~2019시즌 이후 줄곧 ‘봄배구’에 참가했다.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이제는 V리그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2019~2020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고, 2020~2021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에 패했다.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출전한 지난 시즌에는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4위 한국전력에 덜미를 잡혔다. 우승의 감격을 누리지 못한 우리카드의 목표는 단 하나, 챔프전 정상이다.


●트레이드 통해 선수보강

신 감독은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의 정신자세를 무장시켰다. 지난 시즌 보여준 개인플레이나 남을 탓하는 행동을 지적한 그는 “팀을 위한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그래야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다”며 선수들의 정신 재무장을 강조했다.

선수단도 대폭 개편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필요한 선수들을 영입했다. 삼성화재, 한국전력과 선수 맞교환을 진행해 불안한 부분을 채웠다. 신 감독은 “큰 돈 주고 선수를 사올 수 없는 형편이라면 트레이드밖에 방법이 없다. 팀도 살리고, 선수도 살리는 게 트레이드”라고 설명했다.



●내년 군 입대 앞두고 우승하고픈 나경복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는 변함없이 나경복(28)이 중심이다. 경기를 읽는 능력이 뛰어난 송희채(30)와 리시브 능력이 좋은 김동민(25), 앞날이 밝은 김지한(23)이 뒤를 받치겠지만, 나경복의 역할을 대체할 순 없다.

나경복은 팀의 에이스다. 지난 시즌 공격성공률 2위, 득점 8위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 공격수다. 그만큼 기량 면에선 최고다. 신 감독은 “기량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성실하고, 또 매년 성장한다. 이미 우리 팀의 레전드”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2015~2016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나경복은 아직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2022~2023시즌을 마치면 군 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시즌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게다가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만큼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신 감독도 “본인 스스로 욕심이 날 것이다. 우리에겐 좋은 기회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드리치의 폭발적 서브에 기대

오른쪽 공격은 외국인선수 레오 안드리치(28·크로아티아)가 맡는다. 지난 시즌 막판 알렉스(31·포르투갈)가 부상당하자 긴급하게 영입했는데, 팀과 잘 맞는다고 판단해 재계약했다. 안드리치의 강점은 강력한 서브다. 2019~2020시즌 OK금융그룹에서 뛸 때 서브 1위에 오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 감독은 “공격 폼은 화려하지 않지만 손목 스피드가 강하다보니 강력한 서브가 나온다”며 “블로킹에서 약간 아쉬움이 있지만 공격과 서브를 기대만큼 해준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장 황승빈의 책임감

배구는 ‘세터놀음’이다. 신 감독도 명 세터 출신이다. 세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화재에서 영입한 세터는 황승빈(30)이다. 그의 손끝을 통해 나경복과 안드리치의 공격이 불을 뿜을 것이다.

신 감독은 “이제 황승빈에게 이것저것 주문하고 있는데,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신 감독이 원하는 것은 토스의 스피드다. 기본적으로 높으면서 빠른 토스를 원한다. 또 세터는 공격수의 특성에 맞춘 토스를 해야 한다. 그래야 강한 공격이 나온다.

2014~2015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뒤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삼성화재로 트레이드됐고, 이번에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황승빈은 신 감독의 신뢰 속에 주장까지 맡아 어깨가 무겁다.


신 감독은 항상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를 강조한다. 좌우 공격수와 세터뿐 아니라 미들블로커(센터)와 리베로의 역할도 중요하다. 중앙은 패기의 이상현(23)과 노련한 최석기(36)가 맡는다. 변수는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인 김재휘(29)의 복귀시점이다. 국가대표팀에 뽑힐 만큼 기량을 인정받는 김재휘가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중앙을 책임지게 된다. 리베로는 볼 컨트롤이 뛰어나고 시야가 넓은 오재성(30)과 순발력이 좋은 김영준(22)이 번갈아 나선다.


●신 감독 “당연히 목표는 우승”


신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범실’이다. 지난 시즌에도 중요한 순간 어이없는 실책이 나오며 경기를 망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신 감독은 “범실은 집중력이 떨어질 때 나온다. 훈련 때부터 집중력을 갖는 습관이 중요한데, 시즌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주지시켰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초반만 잘 버텨준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는 “우리는 영입 선수가 많다보니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한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이제 우승할 때도 됐다. 하지만 우승은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니다. 실력과 함께 운도 따라줘야 한다. 그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며 창단 첫 우승을 바랐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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