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복귀가 진짜 위력적인 이유 [V리그]

입력 2022-10-26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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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2-2023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광주 페퍼저축은행의 여자부 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을 올린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25일 벌어진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원정경기에서 패한 뒤 “김연경 때문에 힘이 쭉쭉 빠진다. 김연경 없으면 해볼 만하겠는데…”라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패배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1년여 만에 복귀전을 치른 김연경(34·흥국생명)에 대한 칭찬도 담겨있었다.

‘배구여제’의 복귀전은 화려했다. 기록으로도 확인된다.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8점을 올렸다. 블로킹 2개, 서브에이스 1개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은 무려 71.43%다. 흥국생명 평균 공격성공률 47.87%를 훨씬 웃돈다. 특히 2세트 팽팽하던 승부처에서 연속 4득점은 압권이었다. 상대 공격을 받아내는 디그도 13개 중 12개를 성공시켰다.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이 “(김연경의) 몸 상태는 완벽하다”고 했던 것이 빈말이 아니었다.

팬들은 신이 났다. 이날 4345명이 입장했다. 평일 저녁 경기치곤 엄청난 숫자다. 5700석 규모의 삼산월드체육관의 76% 정도인데, 원정 응원석을 제외하면 거의 찼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 홈 평균관중은 1331명이었다. 김연경 복귀효과다. 흥국생명을 넘어 V리그 전체에 흥행 불씨를 지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무관중 또는 제한된 관중과 비교되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김연경은 “좋은 복귀전이었다. 평일인데도 많은 분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2-2023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광주 페퍼저축은행의 여자부 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서브를 준비하자 배구팬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또 한 가지 주목할 대목은 흥국생명의 경기력이다.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달라졌다. 이는 동료들의 자신감이 크게 작용했다. 김연경의 존재 자체가 큰 힘이 됐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김다은은 “(김연경이) 옆에 있으면 듬직하다”고 자랑했다. 권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연경 복귀 이후 우리 선수들이 진다는 생각을 안 한다. 구심점이 생기니까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는다. 그게 우리 팀의 달라진 모습”이라고 밝혔다. 한 구단 감독은 “세계적인 선수이면서도 동료들을 통솔하고 한데 묶어 팀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그만한 선수가 없다. 그런 게 진짜 김연경 효과”라고 평가했다. 김연경의 복귀가 진짜 위력적인 이유는 바로 이 부분이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을 ‘새로운 도전’으로 규정했다. 그는 “지난해 우승을 했다면 부담이 있었을 것인데, 사실 더 내려갈 곳이 없다”며 “앞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나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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