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에 클래식 샘플링…“세계인 사로잡네”

입력 2022-11-0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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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여자)아이들(위부터) 등 케이(K)팝 걸그룹들이 클래식을 샘플링한 곡을 잇달아 내놓으며 글로벌 팬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스포츠동아DB

블랙핑크·(여자)아이들 등 빌보드 점령한 명곡 뜯어보니

블핑 ‘셧 다운’,‘라 캄파넬라’ 샘플링
클래식과 힙합 비트 잘 어울려 중독성
(여자)아이들 ‘누드’도 ‘하바네라’ 차용
친숙한 선율로 대중에 ‘낯선 편안함’ 줘
최근 미국 빌보드 차트를 강타한 케이(K)팝 히트곡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클래식 명곡을 샘플링한 곡들이다. 블랙핑크, 아이브, (여자)아이들 등 한국의 대표 걸그룹들이 잇따라 클래식 음악을 샘플링해 친숙함과 대중성으로 세계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세계적으로 익숙한 선율로 대중에게 빠르게 인식되면서 케이팝과 어우러져 한편으로는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실 클래식 샘플링 사례는 H.O.T., 신화 등 1세대 아이돌을 비롯해 동방신기 등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올해 유독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올해 9월 정규 2집 ‘본 핑크’를 내고 케이팝 걸그룹 최초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블랙핑크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를 샘플링한 타이틀곡 ‘셧 다운’을 선보였다. 블랙핑크는 ‘라 캄파넬라’의 바이올린 선율에 힙합 비트를 얹어 곡의 매력을 살렸다.

이들은 “그동안 블랙핑크가 꾸준히 선보여 온 카리스마를 업그레이드 했다”면서 “클래식과 트렌디한 힙합 비트의 조화가 중독성 강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자부했다.

2일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차트(5일 자)에서 ‘본 핑크’는 전주보다 32계단 하락한 100위를 기록하며 6주 연속 진입했다.

데뷔 4년 만에 다섯 번째 미니음반 ‘아이 러브’(I Love)로 ‘빌보드 200’에 71위로 진입한 (여자)아이들도 샘플링을 선택했다. ‘아이 러브’는 (여자)아이들이 겉치레를 벗어 던지고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음반이다. 발매 이후 일주일 동안 67만8000여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누드’에 오페라 ‘카르멘’의 아리아 ‘하바네라’의 멜로디를 차용해 삽입했다. 빌보드 세부 차트인 ‘글로벌 200’의 50위에 오르는 등 해외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데뷔한 뒤 세 곡을 잇따라 메가 히트시킨 아이브도 샘플링한 노래를 선보였다. 세 번째 싱글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로, 1970년대 디스코 글로리아 게이너의 ‘아이 윌 서바이브’를 샘플링해 ‘글로벌 200’ 116위를 차지하며 10주 연속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에 앞서 레드벨벳은 3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한 ‘필 마이 리듬’(Feel My Rhythm)으로 컴백해 화제를 모았다. ‘서머 퀸’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우아한 클래식의 장점을 내세워 따뜻한 분위기로 탈바꿈하는 기회로 삼기도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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