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성시경·테이 역주행…‘Y2K’ 감성에 물든 가요계

입력 2022-11-1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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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

아련한 향수 자극, 1020대엔 ‘신선’
윤하 ‘지평선’ 각종 차트 1위 올라
성시경·테이도 나란히 상위권 질주
스산한 기운이 더해가는 계절, ‘Y2K’ 감성이 가요계를 물들이고 있다.

일명 Y2K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세기의 전환기에 대중적 호응을 얻은 음악적 감성을 일컫는다. 당시 활동하며 인기를 얻었던 윤하, 성시경, 테이, 박정현, SG워너비의 이석훈 등이 최근 아이돌 그룹 일색인 가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30대 이상 팬들에게는 아련한 감성과 향수로, 10∼20대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가고 있다.

윤하는 새 앨범이 아닌 올해 3월 발표한 정규 3집 리패키지 ‘엔드 시어리: 파이널 에디션’의 타이틀곡 ‘지평선’으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13일 현재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7일 처음 역주행해 1위에 오른 후 6일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여자)아이들, 르세라핌, 아이브, 뉴진스 등 나란히 ‘톱5’ 안에 올랐던 인기 아이돌까지 제친 결과여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4년 데뷔한 윤하가 각종 음원차트를 석권한 것은 2014년 7월 ‘우산’ 이후 8년 만이다. 윤하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발매 222일, 486주 만에 1위…? 만화인가!!”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글을 올렸다.

사실 이 곡을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팬들의 반응이나 성적은 저조했다. 하지만 각종 대학 축제를 통해 선보인 무대가 유튜브를 통해 화제를 모으면서 입소문을 탔다. 여기에 개기월식이 펼쳐진 8일 우주의 법칙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노랫말까지 묘하게 어울리면서 인기를 끌어올렸다. ‘시간의 지평선’은 블랙홀에서 관측되는 한 경계면을 의미하는 말로, 윤하는 앨범에 “블랙홀의 경계인 사건의 지평선, 예측되지 않는 이별 그 너머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윤하와 함께 음원차트에서 눈에 띄는 가수는 테이와 성시경이다. 이들도 신곡이 아닌 과거 발표한 곡으로 ‘역주행’해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윤하와 같은 해 데뷔한 테이는 인기 밴드 버즈의 히트곡 ‘모놀로그’(Monologue·2003)를 리메이크한 동명의 노래로 차트를 접수했다. 성시경도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OST ‘너의 모든 순간’을 톱20위권에 올려놓으며 ‘발라드 황태자’의 타이틀을 입증했다. 이들의 인기는 계절적인 요인과 데뷔 후 줄곧 내세운 발라드 장르가 한데 어우러져 감성을 자극한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현도 11일 디지털 싱글 ‘말 한마디’를 발표하며 가을 발라드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말 한마디’는 올해 프로젝트 ‘포 시즌스’(4 Seasons)의 마지막 음반으로, 그는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가을 감성을 더해 음악 팬들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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