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대작 ‘탄생’…종교영화 한계 극복할까?

입력 2022-11-2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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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시윤은 한국인 첫 가톨릭 사제 김대건 신부를 “호기심 많은 청년이자 선각자로 그려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민영화사

25세 나이로 순교한 김대건 신부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 기념 제작

한국인 최초 가톨릭 사제의 일대기
개봉 앞서 바티칸 교황청서 첫 공개
교황 “1000만 관객위해 기도할것”
박흥식 감독 “조선 근대 탄생 순간”
블록버스터 역사물로 흥행 기대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탄생’이 30일 개봉한다. 종교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50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와 윤시윤, 안성기, 김강우 등이 출연한 영화는 개봉에 앞서 바티칸 교황청에서 최초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한국인 첫 신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단순히 종교적 인물을 넘어 25년이란 짧은 생애를 살다간 한 청년의 삶까지 조명하며 일반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교황도 인정한 종교적 가치

영화는 김대건 탄생 20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을 기념해 지난해 제작됐다. 김 신부가 마카오 유학생활을 시작으로 조선인 최초로 사제 서품을 받은 뒤 1년 만에 1846년 병오박해로 25살의 나이에 순교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영화가 가진 종교적 의미에 공감한 교황청은 박흥식 감독과 김대건 역의 윤시윤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을 초청해 16일 바티칸 뉴 시노드 홀에서 특별 시사회를 열었다. 유흥식 추기경과 파울로 루피니 교황청 홍보부 장관 등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로이터 통신, 로마리포트 등 현지 매체의 뜨거운 관심도 이어졌다.

상영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박 감독과 배우들을 따로 만나 “김대건 신부는 아름다운 그리스도인, 인간으로서 아름다웠던 분”이라며 “한국의 위대한 예술가들이 김대건 신부에 관한 영화를 만든 것이 인상적”이라 말했다. 특히 “1000만 관객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블록버스터 역사물로서의 재미


교황청에서 먼저 공개된 만큼 종교적 의미가 깊지만 종교에 무게를 두거나 틀 안에 갇히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영화는 프랑스극동함대 사령관 세실의 에리곤호에 승선하고 청과 영국의 난징조약을 목격하는 김 신부의 시선을 통해 서구 열강들의 동아시아 침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조선 말 외부 상황과 외세의 등장, 천주교 박해로 인한 혼란한 내부를 자세히 보여준다. 연출자 박흥식 감독이 영화 제목의 의미를 “조선 최초 신부의 탄생이자 조선 근대의 탄생의 순간”이라 설명한 이유다.

윤시윤 역시 김 신부를 종교인 이전에 서양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호기심 많은 청년이자 선각자로 그려내고자 했다”며 “세상을 탐험하고 모험했던 불같은 청년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김대건 신부의 모험을 대규모 촬영과 CG를 이용해 압도적인 스케일로 그려내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도 더했다. 김 신부와 일행들이 승선한 라파엘호가 폭풍우를 만나는 스펙터클한 행상 장면은 3분 여 분량의 무삭제 영상으로 유튜브에 미리 공개돼 1만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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