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김규민, 현대캐피탈 박상하, 한국전력 신영석(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손으로 상대 공격을 가로막는 블로킹은 단순한 1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선수 개인의 짜릿한 ‘손맛’ 은 물론이고 동료들의 사기까지 끌어올린다. 반대로 공격 흐름이 끊긴 상대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남자부 블로킹 1위는 대한항공 김규민(32·199cm)이다. 9경기 32세트에서 26개(세트당 0.813개)를 성공했다. 유효블로킹도 25개다. 프로 9년차인 그는 2019~2020시즌 세트당 0.725개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번 시즌 다시 커리어하이를 노린다. 또 데뷔 첫 블로킹 1위 등극에도 도전한다.
현대캐피탈 박상하(36·197cm)도 철벽 수준이다. 10경기 36세트에서 29개(세트당 0.806개)를 성공했는데, 김규민과 쌍벽을 이룬다. 27일 OK금융그룹전에서 기록한 6개는 올 시즌 개인 최다다. 지난 시즌 세트당 0.545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오레올(36·207cm·세트당 0.639개)에 이어 2017~201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블로킹 1위인 한국전력 신영석(36·200cm·0.618개)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블로킹은 팀 순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팀 블로킹 1위는 현대캐피탈이다. 세트당 2.805개로 최강의 높이를 자랑한다. 지난 시즌 팀 성적 최하위에서 올 시즌 선두 대한항공에 이어 2위를 질주하는 이유 중 하나가 블로킹의 힘이다. 공수에서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하는 대한항공(세트당 2.771개)도 블로킹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결국 블로킹과 팀 순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노력으로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블로킹은 타고난 신장과 점프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뒤집기가 쉽지 않다. 어느 팀, 어느 선수가 네트 위 절대 강자로 군림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