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세대’의 몰락? ‘졸전’ 벨기에의 위기 [카타르월드컵]

입력 2022-11-28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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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벨기에는 축구 강국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브라질에 이어 2위다. 2018년 10월부터 2021년 12월까지는 1위 자리를 지켰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브라질을 꺾는 등 화제를 낳으며 3위에 올랐다. 소위 ‘황금세대’는 벨기에의 자랑이었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는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8강 또는 4강 정도는 전망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벨기에의 민낯이 드러났다. 조별리그 2경기 연속 졸전으로 탈락 위기에 놓였다.

벨기에는 27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FIFA랭킹 22위 모로코에 0-2로 패했다. 첫 상대 캐나다와 경기에서도 비록 1-0으로 이기긴 했지만 경기력은 형편 없었다. 2014년 브라질대회, 2018년 러시아대회에서 연속으로 조별리그 3전 전승의 막강 전력을 과시했던 모습은 온데 간 데 없다.

이로써 벨기에는 1승1패 승점 3으로 크로아티아, 모로코(이상 4점)에 이어 3위로 처졌다. 내달 2일 크로아티아와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전망은 밝지 않다. 패하면 탈락이고, 비기더라도 모로코가 캐나다를 잡으면 짐을 싸야한다.

이젠 벨기에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주전들의 노쇠화에 따른 체력 문제가 불안 요소로 지적받는다.

기록업체 옵타에 따르면, 벨기에는 이번 대회 2차례 경기에 평균 연령 각각 30세 181일, 30세 177일의 선수를 선발로 내보냈다. 옵타가 수집한 이번 대회 27경기 선발 나이를 살펴보면 평균 연령 30세를 넘은 선발 라인업을 두 번이나 짠 팀은 벨기에가 유일하다. 벨기에 스쿼드 26명 중 30대 미만은 15명이나 있지만, 대부분 교체 멤버다. 이번 대회에서 20대 영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더욱 대비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더 큰 문제는 선수들의 패배감이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이기려고 준비하지 않고 질까 봐 두려워하는 축구를 한다”며 문제점을 털어놓았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불과 4년 만에 득점이 크게 줄어든 것과 관련해 “창의성 결여는 신뢰 부족 탓”이라고 냉정하게 짚었다.

경기 하루 전 케빈 더 브라위너(31·맨체스터시티)가 공식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에 너무 늙었고, 2018년 러시아대회가 우승의 적기였다”고 언급한 것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진다. 벨기에는 주축 대부분이 빅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이제 30대에 접어들면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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