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을 웃게 만든 김수지 [V리그]

입력 2022-12-07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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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김수지. 사진출처 | IBK기업은행 배구단 SNS

V리그 여자부의 중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올 시즌 여자부 1강은 현대건설이다. 막을 자가 없다. 빈틈이 없을 정도로 두터운 선수 층이 상대를 주눅 들게 한다. 김연경(34)이 복귀한 흥국생명도 예상대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현대건설에 2패를 당했지만, 그래도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봄 배구’를 꿈꾸며 승점 쌓기에 바쁘다. 3위 한국도로공사가 19점(6승5패)으로 한발 앞선 가운데 IBK기업은행이 16점(5승7패), GS칼텍스가 15점(5승6패), KGC인삼공사가 12점(4승7패) 등으로 촘촘하게 줄지어 섰다.

최근 분위기를 놓고 보면 IBK기업은행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4경기 3승1패로 초반 부진을 털어냈다.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을 물리친 뒤 흥국생명에 패했지만, 6일 인삼공사와 원정경기를 셧아웃 승으로 따내면서 연패를 면했다. 시즌 첫 3-0 승리를 챙긴 인삼공사전에선 베테랑들이 고르게 활약했다.

특히 장신(188cm) 미들블로커(센터) 김수지(35)가 돋보였다. 그는 블로킹 6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인 15점을 기록했다. 특히 3세트 막판엔 블로킹에 이어 서브득점까지 올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수지의 공격 점유율은 14.15%였는데, 이는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이다.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은 경기 후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수지는 무릎 상태가 온전치 않지만 올 시즌 소속팀의 전 경기를 뛰며 블로킹 2위, 이동공격 7위, 속공 11위에 올랐다. 특히 세트당 0.733개의 블로킹은 2005~2006시즌 데뷔 후 자신이 뛴 18시즌 중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그만큼 짜릿한 ‘손 맛’을 많이 느끼는 시즌이다. 김수지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블로킹 타이밍을 잘 맞추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주효했던 것 같다. 또 사이드 멤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현대건설~흥국생명을 거쳐 2017~2018시즌 기업은행에 둥지를 튼 김수지는 국가대표팀에서도 명성을 떨쳤다. 2020도쿄올림픽 4강의 주역으로 활약한 뒤 지난해 말 김연경, 양효진(33·현대건설) 등과 함께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자기관리가 철저한데다 비 시즌 동안 대표팀 소집 없이 오롯이 시즌 준비를 했던 효과를 보고 있다. 그는 “요즘 훈련 량이 많다. 선수들이 많이 지쳐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쉬는 시간엔 최대한 쉬려고 노력 한다”고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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