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령 주식사기 고백 “5억 잃어…남편에 ‘못 살겠다’고”

입력 2022-12-11 22: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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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령 주식사기 고백 “5억 잃어…남편에 ‘못 살겠다’고”

임권택 감독 아내이자 배우 채령이 주식사기 피해를 회상했다.

11일 방송된 TV CHOSUN 특집 다큐 ‘아직 끝나지 않은 영화, 임권택’에서는 영화계 거장 임권택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임권택 감독의 숨은 조력자로 그의 아내 채령이 조명됐다. 1969년 배우로 데뷔한 채령은 1971년 영화 ‘요검’에서 감독이었던 임권택과 연인으로 발전, 비밀 연애를 시작해 7년 만에 결혼했다. 채령은 데뷔초 서구적인 외모로 주목받아 유명 광고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지만 임권택 감독과 결혼 후에는 집안 살림에 집중했다.

채령은 “젊을 때는 섭섭할 때가 많았다. 한 번은 보고 싶어서 장흥 촬영장에 갔다. 그런데 멀리서 그냥 이렇게 보고 고개만 끄덕이고 가더라”고 귀여운 폭로를 펼쳤다. 이에 임권택 감독은 어색하게 웃으며 “옛날 얘기로 평생을 울궈 먹는다. 무슨 트집 잡을 일이 있으면 이 이야기를 해서 나도 달달 외우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요검’의 촬영지였던 선운사로 향한 임권택 감독과 채령. 추억의 장소에서 두 사람은 연애 시절 채령의 부모님이 찾아온 에피소드를 떠올렸다. 채령은 “갑자기 부모님이 연락도 없이 찾아와서 ‘우리 딸을 데리고 가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임권택 감독은 “‘제가 책임지겠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 어디까지 책임진다는 이야기인지 장인 장모님은 모르셨을 것이다. ‘영화 현장에서 사고 없도록 하겠다는 뜻이겠지’ 생각하셨을 것이다. 인생을 책임진다는 소리는 아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해놓고 부부가 됐으니 진짜 책임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보기도 했다. 15년 전 채령이 주식사기로 무려 5억원을 잃었다고. 채령은 “통장만 가지고 있었는데 주식이라는 것을 처음 들었다. 처음에는 몇 천씩 주다가 (금액이 늘어났다). 남편은 ‘그런 돈벌이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더라. ‘자기가 뭘 알아’라고 했지만 이미 내가 들어간 돈이 있었기 때문에 (뺄 수 없었다)”며 “5억 정도(15년 전 기준) 잃었다. 가정부 한 번 안 쓰고 조금씩 모은 돈이었는데”라고 고백했다. 그는 “내가 못 살겠다고 하니 ‘시골 가서 집 하나 얻고 살면 되지. 뭘 못 사냐’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임권택 감독은 “이 액수를 지금 처음 듣는다.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면서 “평소에 그런 돈놀이에 끼어들고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어쩌다가 그런 일에 휘말려 들었는데 큰 상처를 받아서 사는데 지장을 주면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원래 돈을 가져본 적이 없으니까 돈은 있다가도 없다가도 하는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에 채령은 “그 한 마디도 안 해줘서 고마웠다”고 진심을 전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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