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칭찬에 인색하지만…황승빈은 성장했다! [V리그]

입력 2023-01-04 14: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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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황승빈. 사진제공 | KOVO

V리그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칭찬에 인색하다. 특히 취재진 앞에서 선수 자랑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선수 장점에 대해 물으면 고쳐야할 점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식이다. 이는 선수들의 자만심을 경계하려는 나름의 철학일 수도 있다.

주전 세터 황승빈(31)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화재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황승빈은 기대 이상으로 활약 중이다. 3라운드까지 세트 2위에 오를 만큼 경기운영 능력은 물론이고 주장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3일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선 특히 돋보였다. 물론 상대 세터가 경험이 부족한 신인이어서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그래도 황승빈은 영리한 플레이로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좌우 날개 공격은 물론이고 속공과 후위 공격 등 다양한 옵션으로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게다가 블로킹 2개와 서브 1개 포함 4점으로 올 시즌 최다 득점까지 올렸다.

역시나 신 감독은 칭찬보다는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황)승빈이는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더 정교해져야 한다. 더 좋은 세터가 되려면 상대 블로킹을 가지고 놀 줄도 알아야 하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면서 “그렇게 되어야 우리 팀이 조금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플레이는 세터가 만들기 나름이다. 공격수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플레이를 만들어야하는데, 아직 미숙하다”고 덧붙였다. 끝내 칭찬은 없었다.

우리카드 황승빈. 스포츠동아DB


하지만 황승빈은 우리카드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특히 신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에 근접했다. 지난 시즌까지 황승빈은 공격수가 잘 때릴 수 있게만 공을 올렸다. 하지만 신 감독은 상대 블로킹까지 염두에 두면서 공격수 개개인의 스타일에 맞춘 토스를 주문했고, 황승빈은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다. 그는 “감독님은 공이 빨라야하고, 타점을 살리라고 하신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확실히 볼 스피드가 빨라졌다”며 달라진 자신의 스타일을 설명했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좋아졌다. 나경복은 “연습하면서 대화를 많이 한다”며 분위기를 전했고,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는 “호흡이 잘 맞지 않을 때는 서로 자존심을 내려놓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3라운드까지 4위다. 봄 배구를 위해서는 조금 더 치고 올라가야한다. 신 감독은 4라운드를 분수령으로 내다봤다. 주장이자 주전 세터 황승빈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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