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을 시즌 만든다” 캡틴 완장의 무게감 느끼는 허경민

입력 2023-0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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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허경민.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허경민(33)은 올 시즌 주장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이천 마무리캠프 기간에 이승엽 감독과 면담을 통해 결정된 사안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차는 주장 완장이라 무게가 더욱 가볍지 않다.

이 감독이 허경민을 선수단 대표인 주장으로 선임한 데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주장을 맡았던 김재환이 부담을 내려놓길 바란 측면도 있지만, 밝은 에너지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허경민의 리더십에도 주목했다. 이 감독은 “허경민은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고, 파이팅 넘치는 모습도 좋다”며 “이제 주장을 맡을 나이도 됐다. 리더십과 ‘팀 퍼스트’를 항상 생각하며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허경민은 2009년 입단 이후 줄곧 두산 유니폼만 입었다. 2021시즌을 앞두고는 최대 7년, 85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어 37세가 되는 2027시즌까지 ‘두산 맨’으로 남을 수 있게 됐다. 그만큼 팀에 대한 애정이 깊다. 홍성흔, 오재원, 양의지, 김재환 등 주장을 맡았던 선배들의 리더십을 몸소 느꼈던 터라 ‘두산다움’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다.

허경민은 “주장 자리가 쉽지 않은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며 “감독님과 면담한 뒤 ‘올 게 왔다’고 생각했다. 이제 어려운 자리도 맡아야 하는 위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장을 맡았던 선배들을 보며 누군가를 따라가기보다 내 방식대로 해보는 것도 좋다고 느꼈다. 힘든 순간에는 든든한 형들이 또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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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지난해 정규시즌 9위(60승2무82패)에 그친 아쉬움을 씻는 게 최우선 과제다. “가을야구를 못간 게 데뷔 후 2번째고, 9위는 처음”이라고 운을 뗀 그는 “지난해까진 후배들에게 ‘잘할 수 있다’고 많이 얘기했다. 이제는 젊은 선수들도 뭔가를 경험하는 것보다 실력으로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강팀의 DNA를 되살리는 데도 힘을 보태야 한다. 허경민은 “팬들께선 성장하는 두산이 아닌 이기는 두산을 보러 야구장에 오신다. 강하게 마음먹고 가겠다. 큰 힘을 받아 기억에 남을 시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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