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예능을 바쁘게 오가고 있는 엄정화가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는 노래를 내놓을 것”이라며 새 앨범 소식을 귀띔했다. 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드라마서, 예능서 종횡무진…배우 겸 가수 엄정화
‘차정숙’‘…유랑단’ 잇달아 화제
54세 내 나이 이젠 자랑스러워요
운 날도 많았지만 열정으로 버텨
드라마 차기작·새 앨범 준비 바빠
도전하는 삶 중요…함께 도전해요
배우 겸 가수 엄정화(54)가 다시 한 번 전성기를 활짝 펼쳤다. 4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으로 18%대(닐슨코리아) 시청률을 뛰어넘고, 5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tvN 예능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면서 ‘레전드 디바’의 저력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차정숙’‘…유랑단’ 잇달아 화제
54세 내 나이 이젠 자랑스러워요
운 날도 많았지만 열정으로 버텨
드라마 차기작·새 앨범 준비 바빠
도전하는 삶 중요…함께 도전해요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잇달아 화제에 올린 요즘 그는 “행복지수 99.9점의 삶”을 살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엄정화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관심을 받은 게 처음인 것 같다”면서 “이제야 ‘정화야, 너 참 잘 살았다’하고 스스로를 쓰다듬을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나이에 굴복하지 말 것!”
드라마에서 20년 넘게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가 뒤늦게 의사의 꿈에 도전하는 가정주부 역을 맡았던 그는 “지금의 내가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한가득 있었다”고 돌이켰다.
“극중 ‘나이 50이면 청춘이지’라는 차정숙의 대사가 크게 와 닿았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저런 타박들이 늘어가기 마련이잖아요. 저도 기사에서 나이가 맨 앞에 적혀 있을 때 ‘좀 많나?’하고 겸연쩍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나이가 자랑스러워요. 지금도 이렇게 잘 할 수 있고, 그러려고 여태 열심히 해왔으니까요. 나이에 갇히지 말기로 했어요.”
김완선, 이효리, 보아, 마마무 화사 등 동료 가수들과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다양한 무대에 오르면서는 자신감을 더욱 되찾았다.
“얼마 전에 한 대학교 축제 무대에서 ‘배반의 장미’를 부른 적이 있어요. 20대 친구들이 1997년에 나온 노래를 알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따라 불러주세요!’라고 내내 소리칠 정도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웬걸, 나중에 모니터링을 해보니 모두가 노래를 ‘떼창’하고 있더라고요. 정말 감동했죠. 다들 ‘차정숙이다!’하면서 엄청 반가워해주던데요? 하하!”
●“하고 싶은 건 다 하세요”
엄정화는 31년째 쉬지 않고 활동한 비결로 “하고 싶다는 열망”을 꼽았다. 그는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로 데뷔한 이듬해 정규 1집 ‘소로우풀 시크릿’을 발매하면서 최근까지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해왔다. 2010년 갑상선암으로 투병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어느 하나도 포기하지 않았다.
“저 또한 막막한 적도, 운 날도 많아요. 그럼에도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열정만은 식지 않았어요. 그 마음을 따라오니 여기까지 왔죠. 더 열심히 해서 후배들에게 연기와 노래, 둘 다 이 나이까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줄래요. 하고 싶다면 그게 무엇이든 꼭 해봐요.”
그는 벌써 다음을 바라보고 있다. 차기작을 찾는 동시에 올해 안에 내놓을 새 앨범 작업에도 한창이다. 새 목표는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또래들이 저를 보면서 작은 것이나마 새롭게 시도할 수 있기를 바라요. 운동이나 취미도 상관없어요. 도전은 세상을 달리 볼 수 있는 힘과 즐거움을 줄 거예요. 우리 모두 ‘이제는 늦었지’라거나 ‘내가 해봤자’라는 생각 같은 건 지워버리자고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