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격전지 ‘XR’…글로벌 빅테크 앞다퉈 참전

입력 2023-06-12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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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통해 ‘퀘스트3’를 깜짝 공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왼쪽 사진), 비전 프로를 공개하며 공간 컴퓨팅 시대를 선언한 팀 쿡 애플 CEO. 사진제공|애플·마크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애플, 고글형태 ‘비전 프로’ 선보여
메타, 성능 강화한 ‘퀘스트3’ 공개
삼성전자는 퀄컴·구글과 XR 제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을 아우르는 확장현실(XR) 시장이 활짝 열릴까. 애플이 최근 공개한 MR 기기 ‘비전 프로’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의 제품인 만큼 향후 XR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경쟁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관련 기기를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해 온 메타는 차세대 제품을 공개했고,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관련 사업 협력을 맺었다. 가격이 비싼 데다 킬러 앱 부족 등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의 잇단 도전으로 새 시장이 열리고 게임과 메타버스 등 관련 산업도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공간 컴퓨터 ‘비전 프로’ 공개

애플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세계 개발자 회의 (WWDC) 2023’을 열고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공간 컴퓨터’라고 소개했다.

고글 형태의 비전 프로는 2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또 3D 인터페이스를 갖춘 운영체제(OS) ‘비전 OS’를 적용했다. 기기를 착용하면 100피트(약 30m)까지 커지는 개인 영화관을 만나 볼 수 있다.

비전 프로로 페이스타임 통화를 하면 통화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실물 크기의 타일로 구현된다. 공간 음향도 적용돼 통화 상대방이 위치한 곳으로부터 음성이 들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용자들은 같이 영화를 감상하고, 사진을 둘러보거나 프레젠테이션 작업을 위한 협업도 할 수 있다.

눈이나 손, 음성으로 제어 가능한 새로운 입력 체계를 도입한 것도 비전 프로의 특징이다. 시선을 고정하거나 움직여 앱을 브라우징하고 두 손가락을 맞대 꼬집듯이 앱을 선택하고 손목을 위아래로 끄덕여 스크롤할 수 있다. 목소리로 지시를 할 수도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컴퓨팅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며 “비전 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였으며, 예전에 보아왔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비전 프로는 사용자들에겐 엄청난 경험, 개발자들에겐 신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비전 프로는 내년 초 미국에서 우선 판매될 예정이다.


●메타는 ‘퀘스트3’로 견제구

애플이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하드웨어 형태)를 선보인 것은 2014년 ‘애플워치’의 출시 이후 9년 만이다.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내놓으며 정보기술(IT) 시장의 커다란 변화를 주도해왔던 애플의 신제품인 만큼 또 한번 새 시장을 여는 기기로 자리잡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업계는 3499달러(약 456만 원)의 비싼 가격과 콘텐츠 부족 등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면서도 애플의 참전은 XR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애플과 경쟁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XR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메타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애플이 비전 프로를 공개하기 앞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퀘스트3’를 깜짝 공개했다.

전작보다 40% 더 얇아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고, 디스플레이와 해상도 성능을 강화한 VR기기다. 퀘스트3의 상세 정보는 9월 메타 컨퍼런스에서 공개 예정이다. 저커버그 메타 CEO는 애플의 비전 프로에 대해 “애플이 보여준 건 소파에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이었다“고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2월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XR 제휴를 깜짝 발표했다. 구체적인 제품 개발 일정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XR 기기를 제작하고, 퀄컴은 칩셋, 구글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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