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판정에 운 U-17 변성환호, 한·일전 악몽 계속됐지만…울지 마, 월드컵에서 갚아줘!

입력 2023-07-03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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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섭씨 34도에 체감온도는 38도에 달했고, 폭우에 몸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변성환 감독이 이끈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에게 가장 끔찍한 경험은 편파 판정이었다.

한국은 2일 태국 빠툼타니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0-3으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선수들은 11대12로 싸웠다. 태국인 몽콜차이 페치스리 주심은 철저히 일본에 유리한 판정을 했다. 우리가 전·후반 상대 문전에서 파울을 당했을 때는 페널티킥(PK) 선언을 외면했고, 전반 43분 고종현(매탄고)은 억울한 옐로카드로 경고누적 퇴장을 당했다. 바로 직후 일본 나와타는 고종현이 파울을 범한 위치보다 골문 쪽으로 5m 이상 볼을 옮겨 프리킥으로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수적열세 속에 후반전 2골을 더 잃은 한국은 1986, 2002년에 이은 통산 3번째 우승에 실패했고, 일본은 역대 최다우승(4회)과 사상 첫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축구의 일본전 악몽도 이어졌다. 이번 대회까지 각급 무대 5연패다. 2021년 3월 A대표팀이 요코하마 친선경기에서 0-3으로 대패한 것이 시작이다. 황선홍 감독의 U-23 대표팀이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 U-23 아시안컵 8강전, 같은 달 U-16 대표팀(현 U-17)이 센다이 친선경기에서 잇달아 0-3으로 패했다. 이어 A대표팀이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에서 또 0-3 참사를 겪었다. 설욕을 벼르던 ‘U-17 변성환호’에는 허망한 결과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그러나 고개를 숙일 이유는 없다. U-17 대표팀은 실력에서 무너지진 않았다. 판정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태국은 전통적으로 일본과 가깝다. 거듭 억울한 상황을 겪고도 의연하게 대처한 변 감독과 오직 경기에 집중한 어린 선수들은 칭찬받아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팀 컬러는 인상적이었다. 조직적이면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6경기에서 15골을 몰아쳤다. 김명준(포철고)과 윤도영(충남기계공고)이 4골씩, 백인우(용인축구센터 덕영)가 3골을 터트렸다. 변 감독은 “우리의 스타일과 철학을 확신하게 됐다.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11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본선이 ‘U-17 변성환호’의 진정한 목적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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