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판이 바뀐다…현대차 24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 시작

입력 2023-10-23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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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양산센터 상품화동에서 상품화 전담 인력이 매입한 중고차에 대해 272개 항목의 정밀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제네시스가 24일부터 국내 완성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30조 원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지만 지난해까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중고차 사업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24일부터 대기업에도 문호가 개방되면서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인증중고차 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소비자 중심의 중고차 시장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소비자 신뢰 회복, 시장 넓힌다

기존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보의 비대칭과 허위매물로 인한 시장 혼란이었다.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간 약 30조 원, 거래량은 238만 건으로 신차 거래량의 1.4배에 달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되는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낙인찍혀왔다.

하지만 이제 제조사인 현대차가 직접 인증중고차를 시장에 공급하면서 믿을 수 있는 중고차 거래 시장이 열리게 됐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중고차는 90여만 대로 전체 중고차 거래의 약 38%를 차지한다.

현대차는 올해 두 달여가 남은 점을 감안해 2023년 판매목표를 5000대로 설정했으며, 내년부터 판매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차 인증 중고차는 무엇이 다를까

현대차가 선보일 제조사 인증중고차는 과연 무엇이 다를까. 현대차는 “판매업체들의 인증중고차와 달리 오랜 기간 신차 생산과 연구개발(R&D), 서비스 등을 통해 쌓은 기술과 노하우로 구축된 시설과 장비, 인력, 상품화 프로세스를 거친다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판매 대상 차량도 5년 10만km 이내 무사고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으로 한정했다.

현대차는 국내 최고 수준의 중고차 품질 확보를 위해 자사가 보유한 제조 및 서비스 기술을 적극 활용해 인증중고차센터 입고점검-정밀진단(차량 선별)-품질개선(판금·도장 등)-최종점검-품질인증-배송 전 출고점검-출고세차 등 7단계에 걸친 ‘상품화 프로세스’도 마련했다.

정밀진단 결과에 따라 기능 정비와 판금·도장 등의 품질개선이 이뤄지며, 수리과정에서 사용되는 부품 역시 신차와 동일하게 현대차가 인증한 부품들만 투입된다는 점에서 기존 중고차 업체와 차별화된다.

중고차 거래 투명화 서비스도 선보인다. 그동안에는 중고차 판매자가 차량 주행거리나 성능·상태 등의 정보를 독점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차는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 해소를 위해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하이랩’과 내차팔기 이용 고객에게 객관적인 차량 가격을 산정해 제시하는 ‘AI 프라이싱 엔진’을 개발했다.

‘하이랩’에서는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 이력뿐 아니라 국산/수입차 전 모델 현재 시세 및 추이, 실거래 대수 통계를 통해 브랜드별/성별/연령별/지역별/가격대별/연료타입별 등 다양한 카테고리별 인기 모델 순위까지 제시해 주기 때문에 최신 중고차시장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 이력’은 현대차가 자체 보유한 정기 점검 및 수리 이력은 물론 국토교통부와 보험개발원 등의 공공데이터까지 활용하는 등 분산돼 있던 다양한 차량 이력 정보를 고객이 편리하게 조회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하려는 중고차의 기본 정보는 물론 ▲보험사고 이력 ▲중고차 성능점검 및 자동차검사 이력 ▲정비 이력 ▲리콜 이력은 물론 정상매물 여부까지 확인이 가능해 허위·미끼 매물을 걸러낼 수 있다.

중고차 가격을 투명하게 산정하는 ‘AI 프라이싱 엔진’도 자체 개발했다. 최신 머신러닝 및 빅데이터 기술이 사용되는데, 현대차는 가격 산정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3년간 국내 중고차 거래 약 80%의 실거래 가격을 확보해 데이터베이스화했다.

판매 채널도 모바일 앱과 웹 중심으로 운영해 소비자들이 완전히 새로운 중고차 구매경험을 할 수 있다. ▲차량 내외부 360도, 차량 하부 사진 등의 시각 정보 ▲시트질감 등의 촉감정보 ▲실내 공기 쾌적도를 수치화한 후각정보 ▲‘엔진점검 AI’가 녹음한 차량 엔진소리 등의 청각정보 ▲타이어 마모 정도와 주행보조와 같은 차량의 첨단기능 상태를 보여주는 초감각 정보까지 제공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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