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서 PS 타율 0.455’ 유니폼 갈아입고 가을 악몽 떨친 박건우

입력 2023-10-23 2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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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준PO 2차전 경기가 열렸다. 8회초 2사 2루에서 NC 박건우가 1타점 적시타를 날린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NC 다이노스 박건우(33)가 가을무대에서 웃는 날이 늘고 있다.

박건우는 KBO리그에서 현역 통산 타율 2위(0.326)다. 그러나 가을야구에선 유독 기를 펴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PS) 통산 55경기에서 타율이 0.206에 불과했다. 두산 베어스 시절인 2015년부터 7연속시즌 한국시리즈(KS)는 물론 플레이오프(PO), 와일드카드(WC) 결정전 등 겪지 않은 무대가 없지만,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는 2019년 KS 2차전 끝내기안타 정도다. 오히려 6경기 타율 0.042(24타수 1안타)에 그친 2018년 KS가 더 자주 언급됐다.

하지만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건우는 다르다. 19일 벌어진 두산과 WC 결정전에선 멀티출루(3타수 1안타 1볼넷)로 팀 승리에 기여하는 득점 2개를 올렸고, 그 기세를 SSG 랜더스와 준PO(5전3선승제)까지 몰고 왔다. 22일 준PO 1차전 3타수 1안타에 이어 23일 준PO 2차전에는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까지 NC 이적 후 PS 3경기에서 타율은 0.455(11타수 5안타)에 이른다.

박건우는 밥상을 직접 차리고, 또 떠먹었다. 1회초 1사 1루선 좌전안타로 기회를 이었고, 계속된 1사 2·3루선 권희동의 1타점 우전적시타 때 팀의 2점째를 올렸다. 3-0으로 앞선 2회초 2사 1·2루선 우전적시타를 날렸고, 6-3으로 앞선 8회초 2사 2루선 중전적시타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구종을 가리지 않고 쳐내는 콘택트능력이 빛났다.

수비 역시 빼어났다. NC는 4-0으로 앞서다가 4회말 한유섬에게 2점홈런을 허용해 하마터면 분위기를 빼앗길 뻔했지만, 박건우의 집중력 있는 수비 덕분에 흐름을 끊을 수 있었다. NC는 4-2로 쫓기던 5회말 2사 후 최주환의 출루에 이어 홈런타자 최정을 만났는데, 이 때 우측 파울라인 밖으로 계속 꺾여나갈 만큼 까다로웠던 최정의 타구를 박건우가 집요하게 쫓아가 잡아냈다.

박건우에게는 팀에 보답할 수 있는 가을이 돼가고 있다. 올 시즌 전반기 경기 도중 별다른 부상이 없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교체를 요구했다가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이 있다. 당시 강인권 NC 감독은 “‘원 팀’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그 아쉬움을 가을야구에서 씻어내고 있는 박건우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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