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가을야구 나서는 김상수와 KT의 묘한 인연 [PS 다이어리]

입력 2023-10-30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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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KT 위즈 주전 유격수 김상수(33)는 한때 ‘왕조’를 구축한 삼성 라이온즈 출신이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KS)만 5차례(2010~2012년, 2014·2015년) 경험했다. 삼성의 역대 최초 KS 4연패(2011~2014년)를 함께 일군 멤버다. 2013년 KS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는 못하고 응원만 했다. 그에게 가을야구의 추억은 KS가 대부분이다. 팀 성적이 워낙 뛰어났던 터라 준플레이오프(준PO)나 PO보다는 KS 무대가 한결 익숙하다.

그러나 2016년부터 찾아온 삼성의 암흑기를 견뎌낸 멤버이기도 하다. 2021년 삼성은 모처럼 반등했다. 정규시즌 2위로 다시 한번 KS 무대를 향해 도전했다. 하지만 PO에서 두산 베어스에 덜미를 잡혔다. 2015년 이후 개인 6번째 KS 진출 도전은 고작 2경기로 막을 내렸다. 2021년 PO는 3전2선승제로 치러졌다.

그랬던 김상수가 다시 한번 KS 무대를 향해 질주한다. 이제는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022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과감하게 변화를 선택했다. 4년 최대 29억 원의 조건에 KT로 이적했다. 아울러 자신의 주 포지션이었던 유격수 자리도 되찾았다. 올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KT가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하는 데 힘을 보탰다.

김상수의 올해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타율 0.271, 3홈런, 56타점, 5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692다. 성공적인 FA 첫 시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질적으로 발목이 좋지 않지만, 144경기 중 129경기를 소화하며 KT 내야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심우준의 군 입대로 주전 유격수를 잃었던 KT는 김상수 덕분에 센터라인의 힘을 유지할 수 있었다.

김상수와 KT의 인연은 묘하다. 2년 전 정규시즌 우승팀을 가리는 타이브레이커에서 삼성과 KT가 격돌했다. KT가 1-0으로 이겨 정규시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내친 김에 통합우승까지 달성했다. 김상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펼쳐진 타이브레이커에 대한 기억이 생생할 수밖에 없다.

김상수는 이제 KT의 통산 2번째 KS 우승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2년 전 타이브레이커에서 아픔을 안겨줬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서로를 도우며 정상을 향해 뛰어야 한다. KS 무대를 자주 밟으며 다져진 그의 ‘가을 DNA’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수원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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