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광화문·CGV 들썩…T1의 V4 즐긴 팬들

입력 2023-11-21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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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한 T1 선수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T1, 7년 만에 롤드컵 트로피 ‘번쩍’

결승전 3-0 WBG 꺾고 통산 4승
고척돔 1만8000여 명 팬들 함성
광화문·영화관에서도 함께 응원
이상혁 “팀원들 덕분에 역경 극복”
19일 고척스카이돔이 들썩였다. 같은 시각 광화문 광장과 영화관에서도 함성이 울려 퍼졌다. 야구나 축구 얘기가 아니다. 글로벌 e스포츠 이벤트를 즐기려는 팬들의 열띤 응원전이었다.

이날 서울 구로 고척스카이돔에선 ‘20 23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이 열렸다. 한국(LCK)의 T1 은 중국(LPL)의 웨이보 게이밍을 세트 스코어 3 대 0으로 누르고 7년 만에 ‘소환사의 컵’에 입을 맞췄다. 역대 최초 통산 4승 고지도 밟았다. T1 소속의 글로벌 스타 플레이어 ‘페이커’ 이상혁도 같은 기록을 썼다. 한국 e스포츠팬들은 5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대형 e스포츠 이벤트를 마음껏 즐겼다.


●1만8000여명 운집


이날 오후 5시 고척스카이돔에는 1만8000여 명의 게임팬들이 운집했다. 경기장은 오프닝 이벤트를 시작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가상 아티스트 하트스틸(HEARTSTEEL)은 ‘Paranoia’라는 곡과 함께 증강현실(AR)과 실제를 넘나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어 롤드컵 공식 주제곡 ‘GODS’를 부르며 등장한 뉴진스에 열기는 더해졌다. 뉴진스는 웅장한 곡 분위기에 맞춰 파워풀한 군무를 선보이며 무대를 압도했다.

같은 시각 광화문 광장에도 e스포츠 팬들이 모여들었다. 라이엇게임즈는 광화문 광장 육조거리에 대형 무대를 설치했다. 오전 11시 50분부터 관객 입장이 시작됐고, 오후 4시 30분경 선착순 입장 인원인 5000명이 채워졌다. 거리 응원에 참여하지 못한 팬들은 미니 스테이지에 줄지어 앉아 결승전을 함께 즐겼다.

라이엇게임즈는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16일부터 19일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월즈 팬 페스트 2023’을 진행했다. 18일 저녁에는 앨런 워커, (여자)아이들, FT아일랜드, 머쉬베놈, 니키 테일러, QWER 등 국내외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출연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이번 월즈 팬 페스트 2023에는 4일 동안 약 13만 명이 다녀갔다.

LCK와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등을 상영했던 CGV도 상영관에서 게임 팬들을 맞았다. 전국 43개 지점, 100여 개의 상영관, 2만 여 석을 마련해 결승 경기를 상영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팬들(위)·오프닝 무대를 꾸민 뉴진스.



●T1, 7년 만에 정상

LCK 대표인 T1은 화끈한 경기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1세트에선 초반 킬을 내주긴 했지만 이후 압도적 경기력을 선보이며 완승을 거뒀고, 2세트에선 초반부터 킬을 쓸어 담으면서 웨이보 게이밍에게 단 1킬만 허용하는 완벽함을 보였다. 3세트에선 페이커의 아칼리가 상대 진영을 휘저으면서 마침내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렸다.

T1은 이로써 롤드컵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한 최초의 팀으로 기록됐다. 롤드컵은 2011년 처음 열렸다. T1은 2013년 처음 출전한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과 2016년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한 팀이 2회 연속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번에 7년 만에 우승하며 다시 한번 정상에 우뚝 섰다. 윤석열 대통령도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우승으로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우리나라의 명성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렸다”며 T1의 우승을 축하했다.

SK텔레콤 T1 시절인 2013년부터 2023 년까지 11년 동안 한 팀에서 활약한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은 소환사의 컵을 네 번 들어 올린 전 세계에서 유일한 선수가 됐다. 이상혁은 특히 올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롤드컵까지 석권하며 최고의 한해를 마무리했다.

이상혁은 “올해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 서머 시즌 중 부상 등으로 제가 오늘 이곳에 다시 한번 서게 될 줄 몰랐다”면서 “이 모든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함께해 준 팀원들과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하고 끊임없이 응원해 준 팬들 앞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행복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이런 여정을 함께 했다. SK텔레콤은 e스포츠 태동기인 2004년 SK텔레콤 T1을 창단했다. 2012년에는 LoL팀을 꾸렸고 이듬해인 2013년 페이커를 앞세워 첫 롤드컵 정상에 올랐다. T1 은 2019년 컴캐스트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 글로벌 e스포츠 전문 기업으로 도약했다. 2021년 인적분할 후엔 SK스퀘어 포트폴리오사로 재편됐다. SK텔레콤은 이후에도 T1의 메인 스폰서로 지원을 해왔다. 또 e스포츠 국가대표팀을 도우며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란 값진 성과에도 한 몫을 했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2024년 롤드컵 결승을 내년 11월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O2 아레나’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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