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보고 다들 ‘왜 타자 하냐’고…” 자신만큼 아쉬워하는 사람들, 롯데 최준용의 고심

입력 2023-11-22 1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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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최준용. 스포츠동아DB

“다들 아쉬워하니 더 고민스럽더라.”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최준용(22)은 지난해부터 야수 전향을 고민했다. 계속되는 어깨 통증을 비롯해 크고 작은 부상 때문이다. 어느 선수에게든 투·타 전향은 중대 사안이다. 그럼에도 그는 “좋아하는 야구를 아프지 않고 오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고심했다.

최준용은 2023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뽑혔다. 그리고는 전향 의사가 무색할 정도로 투수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과 예선 및 결승 2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2.1이닝 무실점이었다. 3안타 1사사구를 남겼지만, 그래도 일본 중심타자 고조노 가이토(히로시마), 마키 슈고(요코하마)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52㎞였다.

최준용은 “2년 전 20홀드를 달성한 그날보다 (공에) 힘이 더 있었다. (김)휘집이와 야수 형들도 ‘2021년 최준용이다. 공이 포수 뒤까지 뻗어갈 것 같다. 왜 타자를 하겠다고 하느냐. 그냥 투수 하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나도 투수를 하고 싶지만, 타자를 하고 싶어서 하겠다고 한 것은 아닌데…. 다들 아쉬워하니 더 고민스럽더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자신을 괴롭히던 통증이 없었다. 대표팀에서 함께한 김현욱 롯데 투수코치와 손재원 전 롯데 트레이닝코치의 도움 덕분이다. 최준용은 “사실 대표팀 소집 직후에는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직구 구속도 140㎞가 겨우 나와 김 코치님께 찾아가 지도해달라고 했다. 이틀에서 사흘 정도 알려주신 방법을 따르니 다시 내 공을 찾았다. 구속도 150㎞가 나와 ‘역시 명지도자시구나’라고 생각했다. 밸런스도 찾고, 트레이닝코치님이 신경 써주신 덕분에 이번 대회에선 아프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최준용이 통증 없이 가장 편하게 느끼는 투구폼을 찾도록 머리를 맞댔던 김 코치는 “(최)준용이가 고마워하니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기분”이라며 웃은 뒤 “대표팀에서 준용이를 보니 힘을 쓰는 방법이 예전의 좋지 않은 습관으로 돌아가있어 다시 바꿀 수 있게 가르쳤다”고 밝혔다.

김 코치는 또 “그동안 준용이와 가장 편한 상태로 공에 힘을 전달할 방법을 함께 생각해왔다”며 “이번 대회 때는 ‘코치님이 알려주신 대로 하니 하나도 안 아파요’라고 하더라(웃음). 최고의 공을 가진 선수이지 않느냐. 선수의 의견에는 내가 관여할 수 없지만, 아프지 않을 방법을 찾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다면야 난 ‘계속 던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류중일 감독님과도 ‘정말 좋은 공인데, 참 아깝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김태형 감독님과도 의논하게 될 텐데, 지금껏 이야기해온 대로 (전향 여부 결정은) 구단의 뜻에 따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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