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강남순’ 화끈한 한방 남았다…결말 흡족해” [인터뷰]

입력 2023-11-2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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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정은(49)이 힘세고 화끈한 ‘언니’로 돌아왔다.

그는 26일 종영을 앞둔 JTBC 토일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강남순)에서 괴력과 막대한 부를 소유한 황금주 역을 맡아 통쾌하게 마약조직 소탕 작전을 벌인다. 그를 쏙 빼닮은 당찬 딸 강남순 역의 이유미, 노년에도 뜨거운 사랑을 꿈꾸는 엄마 길중간 역의 김해숙과 ‘괴력 3대 모녀’의 가족애와 팀워크도 선보였다.

덕분에 드라마 시청률은 최고 9.8%(닐슨코리아)까지 상승했고, ‘김정은표 코미디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특히 김정은은 강남 일대에 벌어지는 마약 유통 사건을 파헤치고, 악당들을 처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정의로운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며 드라마 인기를 견인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정은은 상기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전에도 많은 드라마의 주연을 바쁘게 해봤지만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면서 “이번엔 사전제작으로 촬영을 모두 마친 덕분에 여유롭게 방송을 보고, 주변 반응을 살펴보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9월부터 9개월간 ‘강남순’을 찍으면서 촬영 현장의 변화를 제대로 체감했어요. 과거에는 밤샘 촬영이 부지기수였는데, 요즘엔 밤 12시만 되면 촬영하다말고 집에 가라고 하대요. 그래서 스태프들에게 ‘내일 여기를 또 오라고요?’했더니 ‘선배님 세상이 달라졌어요’라고 해서 한참을 웃었어요.”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오히려 마음의 여유도 되찾았다. 그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편집실에 빵을 한 아름 사가서 스태프들에게 돌리기도 하고, 밤에는 모두 함께 삼겹살을 구워서 소주를 마시기도 했다”며 “달라진 세상이 마음에 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날이 가면서 현장의 소중함을 더욱 깨달아 가요. 자꾸 ‘(나때는)라떼는’을 하게 되는 거 같아 민망하지만 과거엔 주변 사람들이 제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장점으로 꼽아주는 것을 두고 ‘다른 것도 잘할 수 있는데?’라며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치기 어린 마음에 편협하게 굴었던 거 같아요. 이제는 ‘강남순’처럼 건강한 코미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참 반가워요. 연기의 재미도 다시금 깨달았어요.”

특히 다양한 사건들을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황금주 캐릭터의 카리스마가 김정은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앞서 SBS ‘파리의 연인’ 등에서 연기한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캔디형 캐릭터’와 사뭇 달라 연기 변신의 기회도 잡았다.

“‘파리의 연인’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여성 캐릭터 혼자서 다양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야기에 갈증을 느꼈어요. 그런 ‘캔디형’ 이미지가 제게 고착된 것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고요. 그러다 요즘 여성 캐릭터가 이른바 ‘곁다리’로 존재하는 게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드라마가 많아져 반가웠던 차에 ‘강남순’을 만나게 된 거예요. 시청자들이 ‘걸크러시’라고 응원해주는 게 더 울컥하고 뿌듯했죠. ‘섹시하다’는 댓글도 봤어요. 이젠 귀여운 건 다시는 안 하고, 무조건 섹시미로 밀고 나갈 거예요. 하하하!”

그는 모녀로 등장하는 이유미, 김해숙과 연출자 김정식, 이경식 PD의 전작들을 모조리 찾아볼 만큼 팀워크를 쌓는 데 열정을 기울였다. 이유미와 김해숙에 대한 칭찬만 10여 분을 늘어놓을 정도로 선후배를 향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유미는 인성이 훌륭하고 정말 똑똑해요. 20년 전의 나를 보는 느낌이랄까. 하하! 유미가 ‘오징어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세계적인 OTT 드라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리고, 이번엔 TV드라마 주연하며 인기를 끌어 정말 기뻐요. 유미가 생일날 ‘엄마!’라고 써준 카드를 책상에 올려놓고 자주 들여다봐요. 김해숙 선생님은 정말 ‘꼰대’ 기질이 하나도 없이, 마음과 뇌를 젊게 유지하시는 분이에요. 선생님이 아직 ‘핫하신’ 이유가 있구나 싶었죠. 제 롤모델이에요. 선생님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홍콩에 거주하고 있는 남편은 ‘강남순’의 1호 팬으로서 열성적으로 그를 응원했다. 김정은의 생일이 있는 3월에는 촬영장에 찾아와 다른 배우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며 ‘원 팀’이 됐다고 한다.

“남편이 제 생일이라고 홍콩에서 와서 근사한 곳에서 저녁식사를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예정하지 않은 촬영이 생겼고, 저도 극중 온 가족이 모이는 장면이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남편한테 말했더니 웬걸, ‘그러면 거기서 식사하면 되지!’라며 촬영장에 찾아와 줬어요. 하하! 그래서 김해숙 선생님을 비롯해 모든 동료에게 남편을 소개하며 특별한 생일을 보냈어요. 드라마 촬영하면서는 한 달에 한 번밖에 못 봐서 정말 보고 싶었답니다. 하하!”


그는 “앞으로도 촌스럽지 않게 연기하고 싶다”며 힘주어 말했다. 그런 김정은이 현장에서 제일 자주 하는 말은 ‘나 올드해?’이다. 자칫 요즘 젊은 세대가 보기에 과하거나 촌스러워 보일까 봐 손동작 하나까지 신경 쓴다며 웃었다.

“다른 무엇보다 고여 있고, 꼰대 같고, 뻔한 모습을 피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올드함’을 경계하는 거예요. 사실 나이가 들수록 힘을 빼고, 갖고 있는 걸 포기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죠. 하지만 연기자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끊임없이 들여야 해요. 젊은 세대를 ‘나랑 다르다’고 여길 게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체가 연기의 첫걸음이라 생각해요.”

이제 종영까지 2회가 남은 ‘강남순’에는 “마지막 한 방”이 남아있다며 자신했다. 대표작인 ‘파리의 연인’이 여주인공의 꿈이었단 내용으로 끝나 지탄(?)을 받았던 경험이 있기에 그는 “‘강남순’ 결말은 모두가 흡족해할 것”이라며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저도 촬영하며 성장하고, 위로를 받았어요. 결말은 재미있을 거라 장담해요. 종영한 지 19년이 지난 요즘까지 결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파리의 연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딱 한 마디만 할게요. 미안하게 생각해요. 하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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