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해서 넘기기 쉬운 자궁근종 증상 기억하세요 [건강 올레길]

입력 2023-11-29 16: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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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ㅣ민트병원

가임기 여성은 빈혈을 겪을 확률이 남성보다 높다. 생리와 임신·출산으로 철분이 부족해져 ‘철결핍성빈혈’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이 매달 하는 생리는 정기적으로 하는 헌혈에 비유할 수 있다.

더욱이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등 자궁질환의 주증상인 생리과다는 빈혈의 주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빈혈이 서서히 진행되어 적응이 되면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호흡이 가빠오거나 쓰러질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빈혈의 원인은 다양하다”며 “기저질환이 없는 여성의 혈색소 수치가 12g/dL 이하로 떨어졌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볼 수 있는 것이 자궁질환”이라고 말했다.

자궁근종은 전체 여성의 절반 이상이 갖고 있어 흔한 만큼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양성종양이지만 위치나 크기에 따라서 생리통과 생리과다, 이에 따른 빈혈을 유발할 수 있고 빈뇨, 성교통, 복부팽만 등으로 생활의 질을 하락시킨다.

대형 생리대를 평균 시간보다 자주 교체해야 하거나, 큰 덩어리혈이 많이 나오고, 생리 기간이 7일 이상으로 길다면 자궁근종을 비롯한 자궁질환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치료가 필요하다 판단되면 최근에는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고 가임력을 유지하는 자궁보존 치료가 주로 시행된다. 수술의 경우 ‘로봇수술’, ‘복강경수술’, ‘자궁경수술’과 같은 최소절개의 근종 제거술로 병변만을 정교하게 절제할 수 있어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덜해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비수술 치료 선택지도 있다. 자궁근종과 연결된 혈관을 색전물질로 막아 괴사시킴으로써 근종의 부피를 줄이고 증상을 완화하는 ‘자궁동맥 색전술’은 근종의 개수가 너무 많고 크기가 너무 커 수술의 부담이 높을 때 권장된다. 초음파 열로 몸 바깥에서 열을 쬐어 근종을 괴사시키는 ‘MR하이푸’와 같은 최소침습, 무침습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김하정 원장은 “빈혈 자체가 당장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심부전 등 심장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원인을 찾아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며 “자궁질환이 원인이라면 치료 후 생리량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빈혈도 자연스럽게 개선된다”고 조언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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