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는 MLB’ 한·일 투타 라이벌, 이정후와 야마모토의 진검승부

입력 2023-12-25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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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야마모토 요시노부(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구종도 기억해요.”

KBO리그 최고 타자로 메이저리그(MLB) 진출에도 성공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019년 11월 다소 생소한 경험을 했다. 제2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의 한 투수에게 ‘삼구삼진’을 당했다.

2019년에도 이정후는 정규시즌을 0.336의 고타율로 마쳤다. 안타를 193개나 때리면서도 삼진은 40개에 그쳤다. 정규시즌을 마친 직후라 아직 실전감각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출전했던 국제대회라 ‘삼구삼진’은 그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정후는 2021년 개최된 2020도쿄올림픽을 앞두고 2년 전을 회상하며 “공이 정말 좋은 투수였다. 공 3개로 삼진을 당했는데, 구종까지 기억한다. 올림픽에서 다시 만나면 꼭 이기고 싶다”고 단단히 별렀다.

이정후가 말한 일본 투수는 당시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 소속이던 우완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이정후와는 1998년생 동갑내기로, 일본에선 최고의 우완투수로 떠오르기 시작한 스타였다.
이정후는 야마모토와 2번째 만남에선 깨끗하게 설욕했다. 도쿄올림픽 준결승에서 다시 맞붙은 선발투수 야마모토를 상대로 우월 2루타~삼진~우전안타로 톡톡히 빚을 갚았다.

둘은 이후 각자 KBO리그와 NPB에서 최정상으로 우뚝 섰다. 이정후는 2021, 2022년 연속으로 타격왕, 야마모토는 2021~2023년 일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2024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의 꿈을 이뤘다. 먼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72억 원)에 계약한 데 이어 야마모토도 22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235억 원)의 초대형 계약 소식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는 MLB에서도 유독 유명한 라이벌 팀들이다. 이정후와 야마모토는 이제 두 명문을 대표하는 타자와 투수로 다시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프리미어12, 올림픽에 이어 MLB로 이어지는 정면승부다. MLB에서 이뤄질 3라운드 맞대결에선 과연 누가 웃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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