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박세웅, 다년계약의 모범사례다운 활약 이어갈까

입력 2023-12-27 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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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왼쪽), 롯데 박세웅. 사진 |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최초의 모범사례를 만들 수 있을까.’

올해도 프로야구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는 ‘광풍’이 몰아쳤다. 지난해에 비해 다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던 2024년 FA 시장이지만, 총액 50억 원을 넘는 계약들이 쏟아지면서 각 팀의 FA에 대한 수요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유는 명확하다. FA 영입을 통해 얻는 전력강화 요소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2023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으로 팀을 옮긴 두산 베어스 양의지, 한화 이글스 채은성, LG 트윈스 박동원 등은 팀 전력을 크게 끌어올리며 팀 순위 상승에 일조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육성을 이유로 FA 시장에 소극적이었던 팀들마저 이제는 지갑을 여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FA 등급제, 직전 시즌 연봉 인상 등의 방어책도 천문학적 금액 앞에선 결국 무용지물이다. FA의 원 소속팀은 점점 더 방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효율적 방어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비FA 다년계약’이 대표적이다. 2021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다년계약은 아직 사례가 많진 않지만, FA로 인한 전력유출을 막는 방어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굵직한 계약도 나오고 있다.

다만 다년계약이 현재까지 사례에 비춰볼 때 ‘투자 대비 효율적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하게 답변하기 어렵다. 다년계약이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확실한 성공작으로 볼 만한 사례가 아직은 드물기 때문이다. 구단 입장에선 ‘명과 암’이 분명한 양날의 검이다.

SSG 랜더스는 투수 문승원(5년 55억 원), 박종훈(5년 65억 원)과 외야수 한유섬(5년 60억 원)을 다년계약으로 묶었다. 하지만 이들 3명은 다년계약 이후 기복 있는 모습으로 팀 전력 상승에 꾸준히 기여하진 못했다. SSG로선 이들의 남은 계약기간이 짐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모범사례로 남을 만한 후보들이 눈에 띈다. 5년 90억 원에 계약한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5년 120억 원에 사인한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다.

박세웅은 다년계약 후 첫 시즌인 올해 27경기(154이닝)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ERA) 3.45의 성적을 거뒀다.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 혜택까지 받은 그는 롯데에서 꾸준하게 활약할 발판까지 확보했다.

구자욱은 계약 직후인 2022시즌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올해는 119경기에서 타율 0.336, 11홈런, 71타점, 65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외야수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둘은 이미 롯데와 삼성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들이다. 올해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한 차례 증명한 만큼, 앞으로도 변함없는 활약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팀의 중심인 두 선수가 계약기간 동안 제 몫을 해낸다면 최초의 다년계약 모범사례가 될 수도 있다.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꾸준히 입증해야 하는 박세웅과 구자욱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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